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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실업급여로 샤넬, 안 돼? [The 5]

등록 2023-07-22 14:00수정 2023-07-22 21:52

[더 파이브: The 5] 실업급여를 늘려야 하는 이유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실업급여 신청 창구에 붙은 부정수급 방지 안내문. 연합뉴스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실업급여 신청 창구에 붙은 부정수급 방지 안내문. 연합뉴스

‘우리가 시간이 없지 관심이 없냐!’ 현생에 치여 바쁜, 뉴스 볼 시간도 없는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뉴스가 알려주지 않은 뉴스, 보면 볼수록 궁금한 뉴스를 5개 질문에 담았습니다. The 5가 묻고 기자가 답합니다. ▶▶주간 뉴스레터 휘클리 구독신청 검색창에 ‘휘클리’를 쳐보세요.

정부와 국민의힘이 ‘달콤한 보너스’가 된 실업급여를 대대적으로 손보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여성·청년들이 ‘시럽급여’를 받아 해외여행 가고, 샤넬 선글라스도 사고 있단 건데요. 실업급여를 노동자 마음대로 쓰면 안 되는 걸까요? 흥청망청 쓸 정도로 많긴 할까요? 김해정 노동 담당 기자에게 물어봤습니다.

[The 1] 실업급여로 해외여행을 가거나 명품을 사면 안 되나요? 법에 걸려요?

김해정 기자: 다 가능합니다. 실업급여를 어떻게 쓸지는 노동자의 선택입니다. 실업급여 재원은 세금이 아니라 노동자와 사업주가 절반씩 낸 보험료(각각 월급여의 0.9%씩)에서 나오기도 하고요. 다만 해외여행을 갈 땐 ‘실업인정일’을 잘 챙겨야 합니다. 실업급여를 받는 노동자는 보통 한 달에 한 번 재취업 활동을 했는지 확인을 받는 실업인정 신청을 해야 합니다. 고용센터에 출석하거나, 온라인으로 번갈아 가면서 해야 하죠. 온라인 신청을 해외에선 할 수가 없도록 막아놨어요. 실업인정일을 바꿀 순 있지만 수급 기간 중 1번만 가능합니다.

[The 2] 실업급여를 넉넉히 주긴 하나요?

김해정 기자: 아니요. 실업급여는 실업 전 3개월 동안 받은 평균월급의 60%를 지급합니다. 그런데 저임금 노동자에게 이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면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실업급여를 받게 됩니다. 그래서 최소한의 금액(하한액)을 정해놨습니다. 최저임금의 80%(1일 6만1568원)로요. 최저임금의 80%면, 정말 최저 생계를 유지할 수 있게만 해주는 것이죠. 실업급여 제도의 목적이 구직 기간 중 최저 생계를 보장해주는 거니까요.

영국의 실업급여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한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의 한 장면
영국의 실업급여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한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의 한 장면

[The 3] 그런데도 정부·여당은 더 줄여야 한단 건가요?

김해정 기자: 그들은 최저임금 노동자의 세후 월급보다 실업급여가 많은 ‘역전 현상’이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최저임금 노동자 월급에서 4대 보험이나 세금으로 빠져나가는 부분이 생기잖아요. 그러면 최저임금 노동자의 세후 월급은 179만9800원, 최저 월 실업급여는 184만7040원이 됩니다. 일 안 하고 받는 돈이, 일하고 받는 돈보다 더 많단 것이죠. 이런 역전현상이 일어나는 실업급여 수급자가 전체 수급자 163만명 중 28%인 45만3천명이나 된다고 정부·여당은 주장합니다.

왜곡된 면이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실업급여가 세후 월급보다 많은 사람은 실업급여를 받는 노동자 중 5% 정도일 거라고 분석합니다. 최저임금 노동자가 내는 실질 소득세율이 낮고, 고용보험료의 80%도 정부가 대신 내주고 있단 것이죠. 최저임금 노동자의 세후 월급이 정부·여당 계산보다는 좀 더 많단 뜻입니다.

[The 4] 정부·여당은 최근 5년간 3번 이상 실업급여를 반복해 받은 사람이 한 해에 10만명을 넘는다고 합니다.

김해정 기자: 이 수치는 오히려 고용 불안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의 규모를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5년 동안 3번이나 실직당했다면, 큰 스트레스를 받았겠죠. 실업급여는 자발적으로 사직하면 받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수급자 대부분은 해고당한 사람이죠. 또 실업급여를 받으려면 매달 고용센터를 방문하거나 온라인으로 구직 활동 중임을 증명해야 합니다. 노동부는 부정수급자가 없는지 정기적으로 조사하고요. 이런 기준과 절차가 있는데도, 고의로 반복수급을 하거나 부정수급자라고 의심부터 하는 건 이상합니다.

[The 5] 고용보험 내는 걸 아까워 하는 직장인들도 있어요.

해정 요원: 해고당할 가능성도 작고 노조 가입률도 높은 대기업 직장인들은 실업급여를 받는 상황이 잘 상상이 안 될 수 있어요. 하지만 대기업 직장인도 실업률이 0%는 아니잖아요. 보험이란 것 자체가 일어날 가능성은 작지만 , 일단 발생하면 피해가 큰 위험에 대비하는 것이기도 하고요. 임금 수준이 높아 보험료를 많이 냈다면, 나중에 실업급여를 많이 받을 수 있습니다.

고용보험에서 받는 게 실업급여만은 아닙니다. 육아휴직, 산전후 휴가, 배우자 출산휴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등이 모두 고용보험에서 받는 급여 대상입니다.

▶▶[The 5]에 다 담지 못한 실업급여 대상, 해외 사례 등을 휘클리에서 모두 읽어보세요. ▶▶주간 뉴스레터 휘클리 구독신청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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