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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업무 스트레스에 우울증, 극단 선택…법원 “산재 인정”

등록 2023-11-05 14:41수정 2023-11-05 14:46

게티이미지뱅크코리아
게티이미지뱅크코리아

회사에서 승진한 뒤 업무 범위가 넓어지면서 스트레스를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회사원의 업무상 재해를 법원이 인정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박정대)는 유한양행에서 일하다 목숨을 잃은 ㄱ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유족급여·장의비를 주지 않은 처분을 취소하라며” 제기한 행정소송을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유족은 승진 전에 수산·양봉·축산 관련 업무만을 담당했던 ㄱ씨가 2020년 1월 과장으로 승진하면서 반려동물 관련 신제품 개발 업무를 추가로 맡은 뒤 큰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ㄱ씨는 새 업무를 담당하면서 “자존감과 업무능력이 떨어진다”며 “하루에 2∼3시간밖에 잠을 못 잔다”고 호소했다. ㄱ씨는 병원에서 우울증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았지만 그해 말 자신이 담당한 제품 포장에 기재된 성분에 오류가 발견돼 심각한 내적 갈등을 겪기도 했다.

근로복지공단은 “회사 업무로 인한 압박보다는 업무에 대한 개인적인 완벽주의 성향과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현실로 인한 것”이라며 유족 신청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재판부는 “업무상 사유 외에 우울증이 발병해 극단적 선택에 이르렀다는 점을 설명할 수 있는 동기나 계기가 보이지 않는 이상 업무상 스트레스가 개인적인 성향을 한층 더 강화해 우울증을 악화시켰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법원 감정의는 업무상 스트레스·피로 등이 우울증 발병·악화 원인 중 하나일 수는 있으나 단일 요인이 아니라는 다소 조심스러운 소견을 제시하기는 했다”며 “그러나 그 자체로 고인의 업무상 스트레스가 하나의 원인임을 인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업무와 재해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규범적 관점에서 타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면 증명됐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이재호 기자 p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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