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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차마 잠 못드는 ‘평화 노숙자들’

등록 2009-07-31 19:59

진보 정당·종교단체 천막농성
홍희덕 의원은 9일째 단식중
경기도 평택시 칠괴동 쌍용자동차 정문 앞에 농성 천막들이 하나둘 늘어가고 있다. 애초엔 가족대책위원회 천막 하나가 외롭게 서있었으나, 지난 23일부터 늘기 시작해 노사 협상이 뜨거웠던 31일엔 모두 5개가 됐다.

먼저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이 23일부터 9일째 단식중인 천막이 있고, 그 옆에 민주노동당과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사제단의 공동 천막, 진보신당 천막, 민주노총과 자동차산업의 올바른 회생을 위한 범국민대책위원회(쌍용차 범대위)의 공동 천막이 파업 노동자들을 지켜주려는 듯 24시간 내내 서있다.

단식중인 홍 의원은 31일 “논평을 내고 여론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사진전도 열었지만, 정부와 회사의 태도가 바뀌지 않았다”며 “이 사태를 알리고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단식이라도 해야 하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특히 “내가 환경미화원 출신이어서 미디어법 등 다른 현안보다는 노동자들이 고통받는 상황을 더 주목했다”며 “단식 뒤 동지들이 늘고 노사협상도 시작돼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홍 의원의 단식 천막 바로 옆엔 ‘민주노동당 천막당사’가 지난 28일부터 설치돼 있다. ‘당사’인 만큼 강기갑 대표, 이수호 최고위원 등 지도부들이 자리를 꼭 지킨다. 강 대표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기도하는 마음으로 모여 있으니, 협상이 잘 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민노당 천막 당사 한쪽에는 지난 28일부터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사제단 소속 신부들이 ‘평화 노숙자’로 들어와 있다. 조영준 신부는 “파업 농성중인 700여명 가운데 한 사람도 희생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보신당도 지난 30일부터 천막 농성을 시작했다.

4차로 도로 건너편에는 민주노총과 22개 정당·시민단체가 모인 ‘자동차산업의 올바른 회생을 위한 범국민 대책위원회’가 지난 30일 세운 천막이 서있다.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물이 끊긴 공장 안에서 고생하는 노동자과 비교하면 여기 농성은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평택/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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