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도 공공부문 파업 계속
27일부터 철도 등 공공운수노조
28일 보건의료, 29일 공공연맹 가세
27일부터 철도 등 공공운수노조
28일 보건의료, 29일 공공연맹 가세
양대노총 공공·금융부문 조합원 20만여명이 성과연봉제 반대 등을 내걸고 연쇄파업을 선언한 가운데, 한국노총 금융노조가 23일 오전 9시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집회를 열고 파업에 돌입했다. 시중은행과 금융공기업 등 산하에 34개 지부를 둔 금융노조의 파업은 2014년 9월 ‘관치금융 철폐’를 내건 총파업 이후 2년 만이다.
금융노조는 이날 집회에서 정부의 성과연봉제 일방 추진에 따른 공공성 훼손을 집중 성토했다.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은 “성과연봉제가 도입되면 단기 실적주의가 심해져 금융상품의 불완전 판매와 부실 대출 등이 발생하고 그 피해는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정부가 성과연봉제와 쉬운 해고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파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봉근 기술보증기금지부 위원장은 “개인 성과연봉제가 도입되면 개인 실적에 도움되는 기업만 보증을 서게 돼 필요한 정작 기술력 있는 창업기업은 보증을 받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은 연대사에서 “국민과 직결되는 금융, 철도, 지하철, 의료 부문이 연쇄적으로 총파업에 돌입하는 상황에 이르기까지 정부는 아무런 답변이 없다”며 “오늘 금융 부문을 시작으로 이어지는 노동자들의 총파업은 전적으로 박근혜 정권의 책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융노조는 이날 오후 임시총회를 집회 장소에서 열어 다음달 2·3차 총파업을 포함한 쟁의행위를 지속적으로 전개하기로 결의했다.
이날 파업은 조합원 9만명이 참가할 예정이었지만, 실제 참여율은 이보다 낮았다. 집회 장소인 월드컵경기장(수용인원 6만명)에는 약 3만5천명~4만명이 집결했다. 금융노조는 이날 파업 참가인원을 7만5000명으로, 정부는 1만8000여명으로 각각 추산했다. 금융공기업에선 참여율이 높았지만 케이비(KB)국민, 신한, 케이이비(KEB)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 파업 참가율은 3% 안팎으로 저조했다. 이날 시중은행 점포들은 별다른 차질없이 정상 운영됐다. 금융노조는 “회사가 파업 참가를 방해하는 부당노동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고용노동부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철저히 적용한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파업 참가자가 크게 줄었다”고 분석했다.
성과연봉제 반대를 내건 공공부문 파업은 다음주에도 계속될 예정이다. 오는 27일부터 철도·지하철·국민연금 등을 산하지부로 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무기한 파업에 들어가고, 28일엔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가, 29일엔 한국노총 공공연맹이 하루 파업에 나선다. 이번 파업은 개별 사업장의 임금·단체협상 과정에서 쟁의권을 획득해 진행되는 ‘합법 파업’이다.
국토교통부는 철도노조가 27일 파업에 들어가면 대체인력을 투입하고, 비상수송대책을 시행해 고속철도(KTX)와 전철 등은 정상운행 시키겠다고 이날 밝혔다. 국토부는 노조 파업이 시작되면 고속철도(KTX)와 경인·분당·중앙·경의·경원선 등 코레일이 운영하는 전철은 대체인력을 우선 투입해 평소처럼 운행하도록 할 예정이다. 필수유지인력으로만 운영돼 운행률이 60% 수준으로 떨어질 새마을호와 무궁화호 등 일반열차에 대해서는 고속버스와 시외버스를 추가로 투입하거나 운행횟수를 늘리기로 했다. 운행률이 30%대로 떨어지는 화물열차의 경우 화물을 파업 이전에 미리 수송하거나 파업 중에는 특수·긴급화물을 먼저 처리하고, 화물자동차로 전환해 수송하기로 했다. 지하철이 파업에 참여하는 서울과 부산은 비상수송계획을 세워 대체인력을 이용해 열차를 운영하고 버스운행을 늘릴 계획이다.
정은주 박태우 임지선 김소연 기자 ej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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