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4명째·3명째 희생
서울 철도 선로에서, 그리고 충남 당진의 제철소에서 작업 중이던 젊은 노동자 두 명이 잇따라 사고로 숨졌다. 두 사고 모두 안전 관리를 소홀히 한 탓에 발생한 인재였다.
14일 아침 8시께 국철 1호선(경인선) 온수역과 오류동역 사이에서 배수로 작업을 하던 일용직 노동자 전아무개(35)씨가 열차에 치여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다. 전씨는 인력사무소에서 일감을 얻어 일하는 일용직 노동자로, 현장에서 일한 지 며칠 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철도 선로에 들어가 작업을 하려면 현장 관리자가 사전에 공사 시간이나 위치를 관할 역사에 알리고 승인을 받는 ‘작업 협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번 사고에서는 이런 협의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1년 사이 철도 선로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숨진 사고는 이번이 벌써 네번째다.
앞서 13일 오후 2시35분께 충남 당진 현대제철 공장에서는 설비 보수 작업을 하던 노동자 주아무개(28)씨가 기계장치에 몸이 끼여 숨지는 사고가 벌어졌다. 이날 사고가 난 기계장치는 비상시 작동정지 스위치를 갖추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숨진 주씨는 2014년 입사한 3년차 직원으로, 결혼한 지 3개월 만에 임신한 아내를 남겨두고 목숨을 잃었다. 현대제철 노동자 산재 사망 사고 역시 최근 1년여 사이 세번째 벌어졌다.
사고 당일 현대제철 관할 근로감독기관인 고용노동부 천안지청이 당진공장에 대해 사흘째 정기근로감독을 벌이고 있었지만 작업중단 조처 등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금속노조 현대제철지회 관계자는 “사고 현장에는 근로감독관 2명과 안전보건공단 관계자 2명이 있었는데도, 사고 현장에 방문했을 뿐 아무런 조처를 취하지 않고 철수했다”고 비판했다.
조일준 이지혜 기자 ilju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