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옥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비정규특별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최저임금 1만원 공약 파기 선언에 대한 민주노총 위원장, 최저임금 노동자위원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현장 발언을 하다가 눈물흘리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이 나라가 최저임금 받는 노동자들의 임금이 올라서 이 지경이 됐습니까?”
실제 최저임금을 받으며 사는 노동자 이경옥 씨가 되물었다. 그는 15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대회의실에서 열린 `민주노총 위원장, 최저임금 노동자위원 입장발표 기자회견'에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함께 한 참이다. 이경옥 씨는 현재 민주노총에서 서비스연맹 비정규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경옥 씨는 “공익위원도 사용자위원도 한달 179만 원의 돈으로 살아보기나 하고 감히 그런 소리(최저임금 삭감)를 하는 것이냐”며 최저임금위 위원들이 저임금 노동자들의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발언을 이어가는 그의 뺨에 굵은 눈물이 흘렀다.
현장발언을 마친 뒤 눈물을 닦는 이경옥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비정규특별위원장. 김봉규 선임기자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최저임금 1만원을 공약으로 내걸어 당선된 뒤 2018년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돼 (노동자들은) 공약이 실현되는 줄 알고 너무나 기뻐했다. 하지만 2018년 최저임금 결정 이후에 최저임금이 무슨 죄라고 경영계와 보수언론은 난리가 났다”며 “2019년 최저임금 산입범위가 확대되었을 때에도 노동자들의 걱정이 커졌지만, 올해 최고임금위원회에서는 도대체 상상도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 이 지경까지 올 줄 몰랐다”고 비판했다.
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산출근거도 제시하지 못한 채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한 최고임금위원회 공익위원들을 비판하며 전원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의 최저임금위 노동자위원이 내년 최저임금 결정에 대해 책임을 지고 전원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또 “최고임금위원회 공익위원들이 정부의 `아바타' 역할만 하고 근거도 없이 최저임금을 결정했다”며 이들의 전원 사퇴도 요구했다.
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과 민주노총 소속 최저임금위 노동자위원 등 참석자들이 15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길 민주노총에서 ‘최저임금위 노동자위원 전원 사퇴’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대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2일 노동자 위원들이 6.3%를 올려 제시한 8880원과 사용자 위원들이 내놓은 8590원을 표결에 부쳐 15 대 11(기권 1)로 사용자안을 채택했다. 그러나 최저임금위원회는 산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해 비판받았다. 노동계는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2.5%, 물가상승률 1.1%를 전망한 상황에 비추어, 최저임금 인상률이 경제성장률 전망치와 물가상승률 합계에도 미치지 못해 실질임금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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