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습생도 일반 노동자처럼 ‘안전조처’ 의무화

산안법 개정안 국무회의 의결
사업주 필요조처 안하면 처벌

지난해 11월19일 고교 3학년 재학 중 제주의 한 공장에서 현장실습을 하다 기계에 끼여 숨진 이민호군 2주기를 맞아 그를 기리는 조형물이 제주시 연삼로 제주학생문화원에 세워졌다. 어머니 박정숙씨가 이군의 품에 기대 오열하는 동안 아버지 이상영씨가 비통한 표정으로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제주/류우종 기자 [e-mail]

산업안전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현장실습생도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법적 보호를 받게 된다.

고용노동부는 현장실습생이 참여하는 기업의 사업주에게 보호구 지급과 추락 방지 등의 안전조치, 보건조치 등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24일 밝혔다. 현장실습생은 직업교육훈련촉진법에 따라 직업현장에서 교육훈련을 받는 학생과 근로자를 일컫는데, 특히 특성화고 학생들의 산업재해 사고가 잇따르면서 예방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쏟아졌었다.

이날 의결된 개정안은 현장실습생 특례 조항을 신설해 △산재 방지를 위한 안전조치와 보건조치 △쾌적한 작업환경 조성 및 근로조건 개선 △사업장의 안전·보건 정보 제공 △산재 발생 시 작업중지 △안전보건교육 등 일반 근로자를 상대로 사업주가 실시해야 하는 안전·보건 조치를 현장실습생에게도 적용하게 했다. 이런 조치를 하지 않은 사업주가 받는 징역 또는 벌금 등의 처벌 조항도 일반 근로자를 상대로 한 사업주와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이 개정안은 지난 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으로, 관련 시행령 개정을 거쳐 공포 후 6개월 뒤부터 시행된다.

노동부는 “현장실습생은 근로자와 동일한 유해·위험요인에 노출되어 있지만 현행법상 직접적인 보호 규정이 없어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법적 보호 방안 마련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며 “의무 위반행위의 감독 및 처벌 등 제재 조치도 적용돼 현장실습생의 안전사고 예방 조치의 실효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날 국무회의에선 입사 1년 미만 근로자와 1년간 80% 미만 출근자의 연차휴가 사용촉진제를 신설한 근로기준법 개정안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사용자가 법에 따른 연차 사용촉진을 했음에도 근로자가 사용하지 않은 연차에는 금전 보상 의무를 면제한다. 의결된 개정안엔 1년 미만 근로자 연차휴가의 소멸 시기를 ‘발생일로부터 1년간’에서 ‘입사일로부터 1년간’ 미사용 시로 변경하는 내용도 담겼다.

조혜정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