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22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노동청 앞에서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 산업노조 온라인 배송 지회가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대형마트 온라인 배송노동자에게 산재보험 적용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온라인 쇼핑몰인 쓱(SSG)닷컴에서 새벽배송 업무를 담당하는 40대 배송기사가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노조는 심야시간대 장시간 노동에 따른 과로사 의혹을 제기했다.
9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노조와 쓱닷컴의 설명을 종합하면, 경기 김포시 쓱닷컴 네오물류센터에서 새벽배송 기사로 일해 온 ㄱ(41)씨가 지난 2일 숨졌다. ㄱ씨는 개인사업자 신분으로 2019년부터 이곳에서 근무했다.
노조 쪽은 ㄱ씨의 죽음에 대해 심야노동에 따른 과로사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쓱닷컴의 새벽배송 기사들은 통상 밤 11시에 물건을 싣고 나가 새벽 6시까지 배송업무를 하는데, 김포 네오물류센터의 경우 아침 9시까지도 물건을 배송하는 ‘굿모닝 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어 배송기사들이 하루 최대 12시간을 일하게 된다는 게 노조 쪽 설명이다.
반면, 회사 쪽은 ㄱ씨가 새벽배송 업무를 한 것은 맞지만 ‘굿모닝 배송’ 서비스에 투입된 적은 없고, 하루 평균 8시간을 일했던 만큼 기저질환으로 인한 사망이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쓱닷컴 관계자는 “ㄱ씨는 주 5일 기준 2~3일 (새벽배송) 일하고 하루 쉬도록 보장했고, ‘굿모닝 배송’ 서비스를 한 적도 없어서 과로사 주장은 무리가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노조 쪽은 기저질환 여부와 관계없이 심야노동은 2급 발암물질에 해당하는 만큼 ㄱ씨의 죽음에 영향을 끼쳤다고 반박했다. 정민정 마트노조 위원장은 “고인은 40대 초반이지만, 2급 발암물질인 심야노동을 2년가량 해왔다. 기저질환이 없었던 건강한 사람도 건강에 무리가 올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마트 배송기사는 택배기사와 동일한 배송업무를 담당하지만, 직종이 다르게 구분된다는 이유로 산재보험 등을 적용받지 못 하는 상황이다. 정 위원장은 “마트 배송기사는 회사의 유니폼을 입고 업무를 하는 등 택배기사보다 종속성이 높지만, 이들에 대한 과로사 대책은 전무한 실정”이라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선담은 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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