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국내 사업체에 소속돼 일하는 노동자(사업체 종사자) 수가 1년 1개월 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로 전환했다. 다만 임시일용근로자가 늘어난 반면 상용근로자는 다소 줄었다. 3월 채용이 큰 폭으로 늘면서 신규 채용과 배치전환 등 입직자 수도 2009년 고용부문 조사 이래 가장 크게 늘었다. 입직자 수에선 임시일용직과 상용직이 함께 늘었다.
29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사업체노동력조사’를 보면, 3월 마지막 영업일 기준 종사자 1인 이상 사업체의 종사자는 1850만1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2만3천명(1.2%) 늘었다. 종사자별로 보면, 임시일용근로자가 20만2천명(12.3%) 늘어 185만명, 기타종사자가 4만1천명(3.8%) 늘어 111만9천명이 됐고, 상용근로자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만명(-0.1%) 줄어든 1850만1천명이다.
전체 사업체 종사자 수가 전년도보다 늘어난 건 코로나19가 본격화한 지난해 2월 이후로 처음이다. 사업체 종사자는 농업을 제외하고 고정된 사업장을 가진 국내 사업체의 임금 노동자와 특수고용직 종사자를 포함한 기타 종사자를 합쳐 집계한다. 고정 사업장이 없는 사업체에서 일하는 대리기사나 가사 서비스업 종사자 등은 제외된다. 정향숙 고용노동부 노동시장조사과장은 “산업을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코로나19 영향 타격을 많이 받았던 도·소매와 음식·숙박업은 여전히 감소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방역이나 고령화로 인한 수요 등의 증가로 보건·사회복지 등은 꾸준히 증가 폭을 확대해 가고 있고 정보통신업도 지난해와 견줘 증가폭이 굉장히 커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 과장은 “백신 접종 등으로 안정화되고 하면 코로나19 영향으로 큰 폭으로 감소했던 음식·숙박이라든지 사업시설 이런 쪽에서도 고스란히 증가하는 모습을 나타낼 것으로 보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산업 가운데 정보통신업(7.0%)과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6.4%), 교육서비스업(6.2%) 종사자가 크게 늘었고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4.2%)도 늘었다. 숙박 및 음식점업(-5.3%)과 사업시설관리, 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3.1%)의 종사자 수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지난해보다도 줄었다. 다만 감소 폭은 지난달 -13.4%, -4.9%보다는 축소됐다.
입직자 수는 3월 121만7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7만7천명(17.1%) 늘었고, 이직자는 105만2천명으로 15만8천명(-13.1%) 줄었다. 입직자는 2009년 6월 고용부문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채용이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7만2천명(19.4%) 늘어난 결과다. 임시일용직이 56만6천명으로 26.2% 늘었고 상용직도 49만4천명으로 12.4% 늘었다. 주로 교육서비스업과 숙박 및 음식점업을 중심으로 입직자가 늘었고 금융 및 보험업은 줄었다. 정 과장은 “기저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업종 전반적으로 채용이 늘었다”며 “이직이 감소한 건 지난해 3월 이직자가 20만9천명 줄어드는 등 증가폭이 커 올해는 그 기저효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2월 기준 전체 노동자 1인당 임금 총액(상용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 기준)은 395만원으로 전년 같은 달에 견줘 16.1%(54만7천원) 늘었다. 상용근로자의 임금 증가폭이 임시일용근로자 임금 증가폭보다 컸고, 300인 이상 사업장의 임금 증가폭이 300인 미만 사업장보다 컸다. 상용근로자의 2월 평균 임금 총액은 417만6천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6.4%(58만9천원) 늘었고, 임시일용근로자는 157만원으로 7.5%(+11만원) 늘었다. 300인 이상 사업체는 637만5천원으로 지난해보다 25.5%(129만7천원) 늘어난 반면 300인 미만 사업체의 월 평균 임금은 347만2천원으로 전년도보다 12.7%(39만1천원) 느는 데 그쳤다.
상용직의 경우 명절 상여금을 1월에 지급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2월에 지급하는 사업체가 많았던 탓이고 임시일용직의 경우엔 도·소매업 등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은 업종의 종사자 수가 줄면서 전체 평균 임금 총액이 늘었다. 300인 이상 사업장은 지난해 성과급이 축소됐던 반도체와 전자부품, 화학제품 관련 제조업 등을 중심으로 성과급이 확대됐고, 300인 미만은 금융 및 보험업 등의 성과급이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고 노동부는 설명했다.
2월 전체 노동자의 1인당 노동시간은 142.8시간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4.3시간(-9.1%) 감소했다. 지난해보다 월력상 노동일수가 이틀 적고 코로나19 영향으로 노동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산업에서 임시일용근로자가 감소한 영향이다. 2월에 근로시간이 가장 많이 줄어든 산업은 숙박 및 음식점업(-12.3%)과 광업(-11.1%)이었다.
신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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