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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내가 산 신발이 ‘맨발의 꿈’ 이뤄준다

등록 2010-07-06 21:58

‘탐스슈즈’ 창립자 블레이크 마이코스키가 2007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해, 기부받은 신발을 아이들에게 신겨주고 있다.
‘탐스슈즈’ 창립자 블레이크 마이코스키가 2007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해, 기부받은 신발을 아이들에게 신겨주고 있다.
[나눔꽃 캠페인] ② 착한 소비
상품 매출액·수익금 일부를
저개발국 소외층 등에 기부
착한상품·윤리적 소비 확산
국내·다국적기업 참여 활발

누구에게나 ‘발’은 중요한 교통수단이다. 교통이 불편하고, 생필품이 부족한 제3세계에서는 수많은 이들이 ‘발품’에 의지해 살아간다. 등하교를 하고, 물을 긷고, 식료품과 약을 구하기 위해 아이들과 여성들도 몇 시간씩 걸어다니기도 한다. 거친 비포장 도로가 대부분이라, ‘발’을 보호해 줄 신발은 필수다.

믿기지 않겠지만, 전 세계 인구 가운데 40%는 신발이 없이 살아간다. 이들은 맨발로 다니다 입은 상처를 제때 치료하지 못해 ‘상피병’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코끼리 발처럼 크고 딱딱해지며 점차 기형적으로 변해가는 발에는 엄청난 고통이 따르고 정상적인 생활은 불가능해진다. 이 끔찍한 질병은 단지 신발 ‘한 켤레’가 없어서 생기는 불행이다.

탐스슈즈(www.tomsshoes.co.kr)의 창립자 블레이크 마이코스키는 아르헨티나를 여행하던 중 수많은 아이들이 맨발로 몇 시간씩 걸어다니는 것을 봤다. 그 후로 오랫동안 아이들의 거친 맨발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단 한 번 온정의 손길을 내밀 게 아니라, 이들을 지속적으로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중 신발 한 켤레를 팔 때마다 다른 한 켤레를 저개발국 아이들에게 기부하는 ‘일대일 기부’를 생각해 냈다. 탐스슈즈는 이런 고민의 결과로 생겨났다. 2006년 판매량이 200켤레에 불과했던 탐스슈즈는 창립자의 고민과 아이디어가 널리 알려지면서 2010년 3월까지 60만켤레가 팔렸다. 당연히 저개발국 아이들에게도 60만켤레의 신발이 전달됐다. 신발 하나를 사는 것만으로도, 세계 어딘가에서 거친 땅을 밟고 사는 아이들의 부르튼 맨발을 어루만져 줄 수 있는 것이다.

탐스슈즈의 경우처럼 상품 구입이 자연스레 기부로 연결되는 이른바 ‘착한소비’ 상품이 늘어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금껏 ‘착한소비’라고 하면, 저개발국의 제품을 공정한 가격으로 구입해 그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자는 ‘공정무역’이 대표적인 사례였다. 하지만 최근엔 공정무역 제품뿐 아니라 일정한 절차 없이도 일상의 소비를 통해 기부를 실천할 수 있는 길이 다양해졌다. 매출액의 일부를 기부하는 ‘착한가게’들이 늘어나고 있는 까닭이다.


나이키는 지난해 12월 전 세계 각 대륙을 대표하는 축구선수들과 함께 나이키 ‘레드 캠페인’ 시작을 알리는 공식행사를 열었다. 레드 캠페인 참여 제품을 구입하면 수익금의 일부가 아프리카 에이즈 퇴치를 위한 활동에 쓰인다.  탐스슈즈, 나이키 제공
나이키는 지난해 12월 전 세계 각 대륙을 대표하는 축구선수들과 함께 나이키 ‘레드 캠페인’ 시작을 알리는 공식행사를 열었다. 레드 캠페인 참여 제품을 구입하면 수익금의 일부가 아프리카 에이즈 퇴치를 위한 활동에 쓰인다. 탐스슈즈, 나이키 제공
비영리공익법인 아름다운가게는 기업과 연계해, 헌 옷을 가져오면 신제품을 살 때 할인해주는 ‘착한소비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리바이스는 8월1일까지 헌 청바지를 전국 리바이스 매장으로 가져오면, 신제품 청바지 구매 때 20% 할인 혜택을 준다. 기부된 헌 청바지는 아름다운가게로 기증돼 재활용되며, 판매수익금은 소외계층 사업 지원에 사용될 예정이다. 오케이아웃도어닷컴 역시 12월 말까지 헌 옷과 헌 신발을 기부하면 신제품을 할인해주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쇼핑몰 또는 직영매장 어디서든 제품을 구입하면, 그 자리에서 15%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아름다운가게는 매장에서 ‘사회공익상품’도 직접 판다. 판로가 없어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직업자활시설, 사회복지법인, 우리 농어촌 생산자들, 공정무역단체 상품들을 파는데, 커피나 홍차, 유기농잼 등 먹거리에서 비누, 세제, 화장지 등 생활용품까지 다양하다.

국제구호 엔지오(NGO)인 굿네이버스는 일상 생활에서 손쉽게 착한소비를 할 수 있도록 착한소비 캠페인 ‘굿 바이(GOOD BUY)’를 진행중이다. 2009년 5월 처음 시작된 이 캠페인은 소비자가 빨간 하트가 찍힌 상품을 구입하면 수익금의 일부가 자동으로 지구촌 빈곤퇴치 기금으로 적립되는 프로그램이다. 일반 소비재를 비롯해 다양한 생필품이 홈페이지나 참여 기업 매장 등을 통해 ‘착한상품’으로 소개된다. ‘김연아 귀걸이’로 유명한 브래드 제이에스티나, 비락, 사조, 산요 등의 기업이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를 보면, 소비자의 78%가 가격이 비싸더라도 사회공헌활동이 우수한 기업의 제품을 사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소비자들의 이런 소비 패턴에 맞춰 기업들도 움직이고 있다. 기업들이 착한소비를 경영전략으로 발전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빨간 제품’ 구입을 통해 에이즈 환자를 돕는 레드 캠페인이 기업들을 조금씩 움직이고 있는 것도 이런 사례다. 2006년 아일랜드 출신의 록그룹 유투(U2)의 보컬 보노가 공동 창립자로 참여한 레드(RED, www.joinred.com)는 세계적인 브랜드들과 제휴해 빨간색 레드 마크가 표시된 제품의 판매 수익을 모아 아프리카 에이즈 퇴치를 위한 교육과 의료활동을 펼치고 있다. 애플, 갭, 아르마니, 컨버스, 모토로라 등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나이키가 ‘빨간색 운동화 끈이 세상을 치유할 수 있다’는 구호를 내걸고 레드 캠페인에 합류하기도 했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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