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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대구대교구 ‘매일신문’ 운송업체에 매각, 노조 반발

등록 2022-03-18 22:40수정 2022-03-18 23:38

매일신문 누리집 갈무리
매일신문 누리집 갈무리
천주교 대구대교구가 <매일신문>을 지역 운송업체를 갖고 있는 지주회사 코리아와이드에 매각하기로 했다. 노조 쪽은 ‘밀실매각’이라며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매일신문>은 18일 오후 여운동 사장 신부 명의의 ‘독자들에게 드리는 말씀’을 통해 “일반 언론의 일은 시민사회로 환원하고, 교회는 하느님 나라의 건설이라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는 생각에 매일신문의 매각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대구·경북 지역 최대 일간지인 매일신문은 1946년 <남선경제신문>으로 창간된 뒤 1950년 천주교 대구대교구에 인수돼 <대구 매일신문>을 거쳐 1960년부터 현재의 제호를 써왔다. 자유당 시대 학생들을 강제로 동원한 관제데모를 비판하는 사설을 실어 정치깡패들의 공격을 받은 ‘대구 매일신문 테러사건’(1955)을 겪기도 했지만, 지난해엔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는 만평을 싣는가 하면 올해엔 전두환씨 49재를 맞아 극락왕생을 비는 광고를 실어 논란을 일으켰다.

대구 지역 언론들과 노조에 따르면, 이날 오전 실·국장 회의에서 사장이 매각 사실을 밝혔다고 한다. 전국언론노조 매일신문 지부는 성명에서 “72년 동안 사회의 공기(公器)인 신문사를 지배해온 천주교대구대교구는 마지막까지도 조직원 목소리를 들으려는 의지조차 보이지 않았다. 매각 계약서에 사인하기 직전까지도 비밀을 유지한 채, 외부 정보를 입수한 내부 조직원들의 동요에 대해서는 ‘사실무근’이라는 거짓말로 일관했다”며 “이번 매각은 철저하게 조직원과 지역 시민사회의 의중이 배제된 ‘밀실매각’”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또 교구가 “그동안 250여 구성원들의 저임금 및 열악한 처우 구조를 개선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부당한 편집권 간섭을 일삼아왔다”고도 주장했다. 이들은 “상식적으로 제대로 된 매각이라면 적어도 조직원들과의 대화를 통해 현재의 문제점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해결책을 모색한 뒤 조직원들의 삶과 신문사의 미래를 담보해줄 수 있는 모기업을 찾는 것이 적절한 수순”이라며 “언론사주로서 지켜야 할 책무와, 함께해 온 조직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마저 저버린 천주교대구대교구에 통렬한 반성과 사죄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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