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영상 편집자 ㄱ씨가 6일 서울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에서 노동 실태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유튜브 영상 콘텐츠를 편집하는 노동자들의 절반 가까이가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급여를 받고, 세명 중 한명 꼴로 노동시간이 주 52시간을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하는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빛미디어인권노동센터는 지난 6일 유튜브 영상 편집자 노동실태 조사를 발표하며 이들이 사회안전망의 사각에서 열악한 소득 수준과 불안한 노동 환경에 내몰려 있다고 밝혔다. 영상 편집자는 유튜브 생태계에서 ‘을 중에 을’ 자리에 있는 노동자로 이들 직군에 대한 실태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285명이 응답한 온라인 설문 결과를 보면, 영상 편집자의 82%는 다중채널네트워크(MCN·크리에이터 등 온라인 인플루언서 소속사)나 채널 등에 소속되지 않고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었다. 영상 편집일이 본업인 경우는 52%로 절반 정도는 일종의 부업으로 영상 편집 업무를 하고 있었다. 응답자의 93%가 34살 이하라고 답했고 19살 이하도 19%나 됐다.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비율은 56%에 달했는데, 학력에 관계없이 진입할 수 있는 열악한 청년 노동시장의 단면을 보여줬다.
장시간·저임금 노동은 기본이 된 상황이었다. 본업 영상 편집자 기준 월 평균 소득은 192만원, 월 소득 100만원 이하도 21%였다. 세명 중 한명 꼴(31%)로 노동시간이 주 52시간을 넘었다. 노동시간과 월소득을 통해 추산한 이들의 평균 시급은 1만3495원 정도였다. 올해 최저시급인 9620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비율은 42%였는데, 부업 포함 전체 편집자로 확대하면 절반인 50%에 달했다.
편집 노동자들은 크리에이터 등의 업무 요청에 휘둘리며 추가 노동을 떠안고, 작업물에 대해 납득할 만한 대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경력 3년 차로 엠시엔부터 100만 유튜버 채널까지 두루 경험한 영상 편집자 ㄱ씨(23)는 이날 발언자로 나서 “완성된 영상 기준 1분당 1만원 수준이 평균 단가다. 10분짜리 영상도 2∼3일씩 걸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권하늘 청년유니온 조직팀장은 영상 편집자들이 주된 부당대우로 꼽은 대금체불, 무리한 작업요구와 무기한 대기 등을 짚으며 “프리랜서들이 흔히 겪는 일로, 도움받을 기관이나 제도가 없어 개별 대응하는 것이 전부다”라며 “당사자들이 집단화해서 능동적으로 요구해야 한다”고 했다. 편집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의 필요성에 대해서 84%가 찬성했다.
이승렬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사회안전망 체계에 이들을 수용하기 위해서 정부가 실태 파악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앱 서비스 분석 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유튜브는 지난 11월 기준 월간 활성이용자가 4107만명에 달한다. 카카오톡(4122만명)에 이어 한국에서 두번째로 많이 사용하는 앱이다. 활성이용자는 한 달 동안 한 번이라도 서비스를 이용한 사람으로, 두 플랫폼 사이 격차(15만명)는 역대 가장 적었다. 앱 이용시간에서는 이미 유튜브가 1044억분(10월·와이즈앱 조사)으로 압도적 1위인 상황이다.
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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