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터넷신문협회(인신협) 회장단과 비상대책위원들이 11일 경기 성남의 카카오판교아지트를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인신협 제공
뉴스 검색 페이지에 콘텐츠제휴사(CP)가 우선 노출되도록 한 포털 다음의 결정에 항의하며 한국인터넷신문협회(인신협)가 카카오 본사를 방문했다. 인신협은 “다음의 검색 차별은 미디어 생태계를 고사하는 ‘갑질’이자 사다리를 걷어차는 무책임한 횡포”라고 주장했고, 카카오 쪽은 이날 면담에서 “경과를 지켜본 뒤 개편안을 발표하겠다”고 답했다.
인신협 회장단과 비상대책위원회는 11일 카카오 본사가 있는 경기 성남 판교아지트를 항의 방문했다. 이의춘 인신협 회장은 카카오의 포털 뉴스 검색 조처를 “국민의 뉴스선택권을 왜곡하고 언론시장의 공정 경쟁을 차단한 폭거”로 규정하고 “그동안 카카오에 원상 복구를 촉구했지만 상응하는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아 강력한 법적 대응과 함께 집단행동에 들어간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지난달 22일 포털 검색 페이지에서 콘텐츠 제휴 언론사의 뉴스가 기본값으로 보이도록 정책을 변경했다. 카카오와 제휴를 맺은
언론사는 1176곳, 이 가운데 콘텐츠 제휴사는 146곳이다. 다음이 정책을 바꾸면서 제휴사의 87%에 달하는 1030개 언론사는 검색 페이지에서 제외됐다. 사용자가 직접 ‘뉴스 검색 설정’을 바꾸지 않는 한 이들 언론사의 기사는 읽을 수 없다.
인신협은 이날 성명을 내어 “검색 제휴사들은 이번 폭거로 다음으로 유입되는 트래픽이 0에 수렴하는 등 심각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며 “이는 우월적 지위의 포털사업자 다음카카오가 인터넷신문과 지역신문사를 차별하고 언론·출판의 자유를 무시한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인신협 소속 인터넷 매체 28곳은 지난 1일 카카오의 조치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고, 공정거래위원회에도 제소할 예정이다.
이날 면담 자리에 출석한 황유지 다음시아이시(CIC) 대표는 “뉴스검색 개편은 오래전부터 추진해왔으나 그 사이 인터넷 언론사와 충분히 소통하지 않은 데 대해 유감”이라고 밝혔다. 다음시아이시는 검색 플랫폼 사업을 관장하는 카카오 자회사다. 황 대표는 이어 “한 달 반 정도 개편 성과를 보고 난 뒤 인터넷 언론사의 의견을 전향적으로 반영해 새로운 개편안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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