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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부시정책 비판 ‘보복’ 대비 재정관리 철저히”

등록 2007-11-05 20:02수정 2007-11-06 00:07

미국 독립채널 ‘딥디시’ 공동창립 디디 할렉
미국 독립채널 ‘딥디시’ 공동창립 디디 할렉
미국 독립채널 ‘딥디시’ 공동창립 디디 할렉
미국의 저명한 미디어 활동가 디디 할렉(67)이 국제 세미나 참석차 한국에 왔다. 할렉은 샌디에고 캘리포니아 대학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로 재임하면서 강단의 이론가로 머물지 않고 미디어를 통한 사회개혁 실천가로도 적극 앞장섰다. 전국의 위성 전파를 타는 인디채널 <딥디시>(deepdishtv.org)의 공동 창립자이기도 한 그는 지역 공동체와 손 잡고 미디어운동을 하고, 때로는 다큐를 직접 만들기도 했다.

그가 25살에 만든 영화 <우리 거리의 벽화>는 아카데미상 다큐부문 후보에 올랐었다. 3일 명동 독립영화관 인디 스페이스에서 만난 할렉은 이 작품에 대해 “빈민촌의 아이들, 노인들과 함께 타일로 벽화를 만들며 영상작업으로 연대를 모색했다”면서 “아마도 아카데미상 후보작 중 제작비가 가장 적게 들어간 작품일 것”이라며 웃었다. 제작비 370달러, 현상비 1800달러로 총 2200달러(한화 약 200만원)가 채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디디 할렉의 작품
디디 할렉의 작품
그의 이름을 세상에 확실히 알리게 된 것은 걸프전과 이라크전 다큐물이다. 그는 반전운동으로 티브이 시리즈물을 기획했다. 걸프전쟁이 시작하기 전인 1990년에 할렉은 독립미디어 프로듀서들과 함께 <걸프 위기>라는 티브이 시리즈를 만들었다. 장장 10시간30분 짜리 프로그램으로 다가올 전쟁의 위기를 짚었다.

또 2003년 이라크전 당시 ‘충격과 공포’라는 작전명에 빗대 만든 <충격적이고 공포스러운>(2004~2005년)을 기획, 제작해 이라크 침공을 비판했다. 28분물 12부로 연결된 이 시리즈는 100여명이 넘는 프로듀서들이 참여하였는데 이라크에서 일어난 구체적인 사건들을 다뤘다. 할렉은 “전쟁이 이라크의 건축물과 문화적 유산을 얼마나 파괴시켰는지를 잘 보이고 있다”며 “당시 미군이 이라크 국립과학센터를 조준해서 폭발물을 터뜨렸다”고 주장하였다. 할렉은 또 “박물관 근처에 살았던 한 이라크 여성은 미군이 탱크를 몰고 오길래 당시 동네에 강도가 들끓어 주민을 보호해 주러 오는 줄 알았다고 증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 탱크는 박물관으로 돌진해 유물들을 파손시켰다.

이런 내용은 이 시리즈 ‘기억을 지우기’ 편에 담겼다. 이라크 침공과 부시를 공개적으로 비난해 주목을 끈 마이클 무어 감독 못지 않게 할렉도 정부의 보복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딥디시> 채널이 정부의 꼬투리에 잡혀 재정난이 생기지 않도록 꼼꼼한 관리를 이어가게 하고 있다. 교수 출신답게 풍부한 어휘 구사로 유창하게 말을 이어간 할렉은 현재 대학에서 은퇴한 뒤 <딥디시>의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다.

글 문현숙 기자 hyunsm@hani.co.kr,

사진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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