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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학생·중산층·지식인 독자폭 더 넓혀야”

등록 2008-05-14 20:33수정 2008-05-26 14:11

김대중 전 대통령. 사진 김정효 기자 <A href="mailto:hyopd@hani.co.kr">hyopd@hani.co.kr</A>
김대중 전 대통령. 사진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한겨레 창간 20돌] 전직 대통령이 말하는 한겨레
김대중 전 대통령

소외층·민족문제 보도 잘해
경영이익 너무 집착 말기를

“국민들은 권력이나 금력에 영향받지 않고 정도를 가는 그런 언론을 보고 싶어했습니다. 20년 전 한겨레신문이 창간됨으로써 국민들의 이런 열망이 충족됐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3일, 서울 동교동 자택에서 만난 김대중 전 대통령은 한겨레신문 창간의 역사적 의미를 이렇게 평가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인터뷰 내내 한겨레신문에 대한 따뜻한 애정을 표시했다. 그 자신이 한겨레신문 창간 주주이기도 한 그는 1988년 5월14일 오후, 송건호 당시 한겨레신문 사장 등과 함께 서울 양평동공장 윤전기에서 쏟아져 나오는 창간호를 보면서 느꼈던 벅찬 감동을 아직까지 간직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한겨레신문이 상대하는 계층의 폭을 지금보다 더 넓혀야 한다”는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한겨레신문이 올해로 창간 20돌을 맞았습니다. 한겨레신문 창간이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십니까?

“우선 창간 20돌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20년 동안 참 고생이 많았습니다. 한겨레 기자들은 다른 데 비하면 대우도 박하지만 사명감을 갖고 이런 것을 견뎌 왔다고 생각합니다. 기존 언론에 불만이 많았던 국민들은 정말로 양심을 가진 언론인들이 만드는 정도 언론을 보고 싶어했습니다. 권력이나 금력에 영향받지 않는 제대로 된 신문을 원한 것이지요. 한겨레신문의 창간은 이런 국민들의 열망을 충족시켜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창간 20돌 인터뷰] 김대중 전 대통령이 말하는 한겨레

-한겨레신문이 창간 이후 우리 사회에 어떤 역할을 했다고 보시는지요?

“여러 분야에서 많은 일을 했지만 과거 기존 언론으로부터 전혀 보도 혜택을 받지 못하고 음지에 있던 사람들을 보도하기 시작한 게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과거에는 노동자나 서민층, 이런 사람들은 언론에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한겨레신문이 이런 계층들의 목소리를 보도하기 시작하면서 우리 사회 안정에 많은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 하나는 민족문제에 대한 한겨레신문의 소임입니다. 한겨레신문은 그동안 민족문제에 대해 일관된 견해를 가지고 꾸준히 보도해 왔습니다. 이런 부분들에 대한 한겨레신문의 영향력은 부수만 갖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아주 크다고 봅니다.”

-소외계층에 대한 이런 보도가 구체적으로 사회 안정에 어떤 역할을 했다고 보시는지요?

“영국의 예를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영국은 산업혁명 이후 서민, 특히 노동자층이 절망해서 거의 폭동이 일어날 정도였습니다. 그때 폭동이 일어날 것을 평화적인 민주혁명으로 전환한 데는 세 부문의 역할이 있었습니다. 우선 감리교가 서민층에 들어가서 그들과 고통을 함께했고, 또 하나는 법원이 공정한 역할을 한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큰 역할을 한 것은 공정한 언론이었습니다. 당시 언론들은 귀족이나 부르주아지나 서민, 노동자 등 누구 얘기도 공정하게 보도해 주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한겨레신문이 그런 역할을 상당히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아직 미흡한 점이 많을 텐데 앞으로 한겨레가 보완해야 할 점은 어떤 것들이 있다고 보십니까?

“보도와 독자의 지평을 넓혀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학생들, 중산층, 지식인 이런 쪽에 대한 보도를 좀더 많이 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물론 지금도 많이 하지만 그렇게 해서 중산층부터 노동자, 서민까지 한겨레 식구로 생각하고 거기 대해선 서운함 없이 커버해 나가는 것이 좋겠다 그런 생각입니다.”

김 전 대통령은 한겨레 경영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특히, 현재 주식평가액이 액면가인 주당 5천원을 웃돈다고 하자 “한겨레신문처럼 상업주의를 배격하는 신문의 주가는 액면가만 유지해도 성공인데, 액면가를 웃돈다는 것은 아주 성공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너무 이익만 내려고 하다 보면 광고 의존도가 높아지고, 그러면 기사를 마음대로 쓰기 어려운 측면이 있지 않으냐”고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

정석구 논설위원실장 twin86@hani.co.kr 사진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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