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노조 “공영방송은 MB것 아니다”

박 수석 사퇴 촉구…‘방송장악저지 범국민연대’ 결성키로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의 “<한국방송>은 정부산하기관으로 사장은 새 정부의 국정철학을 구현해야 한다”는 발언에 대해 한국방송 쪽과 언론시민단체는 “공영방송 장악 의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몰상식의 극치”라며 반발했다.

한국방송 노조는 19일 ‘공영방송에 대한 망발, 박재완은 사퇴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어 “공영방송 케이비에스를 정권의 나팔수 쯤으로 여기고 있다는 천박함을 실토한 것”이라고 박 수석의 발언을 비난했다. 노조는 “공영방송은 정치적 독립성을 구현하는 공론장 역할을 하는 공공재이며 이명박 정부의 방송이 아니다”며 박 수석의 사과와 사퇴를 촉구했다. 박상범 전 한국방송 기자협회장은 “(한국방송이) 대통령과 생사를 같이 해야 한다고 인식하는 것은 한국방송 장악에 대한 너무 노골적 표현”이라고 성토했다.

김경호 한국기자협회장은 “공영방송은 공익을 추구하는 국민의 보편적 서비스”라며 “정권의 가치를 투영해야 한다는 인식은 대단히 부적절하고 시대착오적”이라고 우려했다. 정연우 민언련 공동대표도 “입맛 맞는 사람을 앉혀 정권의 들러리를 세우겠다는 현 정권의 의도가 명백히 드러낸 말”이라고 비판했다. 양승동 한국피디연합회 회장도 “공영방송을 관영방송으로 만들겠다는 맘 속에 있던 말을 적나라하게 쏟아낸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방송인총연합회·언론노조·민주언론시민연합 등 언론시민단체는 각계 사회원로, 학계, 정당, 누리꾼 등을 총망라하는 ‘방송장악 저지 및 누리꾼 탄압 저지 범국민연대’(가칭)를 꾸려 결사적으로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권귀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