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재(사진)
[김덕재 KBS 새 피디협회장 인터뷰]
“경영진이 정치적 의도나 성향에 따라 (권력 감시) 프로그램을 폐지하려 한다면 모든 방법을 강구해 싸우겠다.”
지난달 29일 압도적 득표율(85.1%)로 2년 임기의 <한국방송>(KBS) 피디협회 회장에 뽑힌 김덕재(사진) ‘추적 60분’ 피디는 방송의 공영성과 제작 자율성 수호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피디협회는 기자협회 등과 함께 이병순 사장의 사내 견제세력인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케이비에스 사원행동’의 중심축을 이루고 있다. 때문에 새 피디협회장의 행보에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다.
오는 10일 회장에 취임하는 김 피디는 “제작 현업단체로서 공영방송을 지켜낼 진지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공영방송 수호 투쟁에 앞장서 온 이전 집행부와 같은 길을 갈 것임을 분명히한 것이다.
그는 이 사장의 비판 프로그램 폐지 시사 발언도 비판했다. 김 피디는 “사장이 외부 비판을 근거로 프로그램 존폐를 언급한 것은 20년간 싸움을 통해 차근차근 이룬 자율적인 제작문화를 일거에 되돌려 권력 비판 기능을 위축시킬 심각한 발언”이라고 우려했다. 김 피디는 이어 “일선 피디들의 공영방송 수호라는 뜻을 ‘무기’로 해서 명확한 이유 없이 폐지설이 돌고 있는 프로그램을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케이비에스 사원행동’과 노조와도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피디협회 내부의 분열 통합에도 주력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 사장이 기획단계부터 게이트키핑을 강조한 데 대해서는, “아이템을 걸러내는 명분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게이트키핑이란 기획 의도가 구현됐는지 무리한 논리 비약은 없는지 반사회적 메시지는 없는지 제작진 선에서 걸러내는 것”이라며 “경영진이 프로그램의 방향성을 갖고 특정세력의 시선으로 고치려 드는 것은 있을 수 없는 편성권 침해”라고 선을 그었다.
김 피디는 1990년 한국방송 공채 17기로 입사해 ‘역사스페셜’ ‘케이비에스 스페셜’ ‘이영돈 피디의 소비자고발’ 등을 연출했다.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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