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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김재철, 지역MBC 추가통합 시동…파업 불붙나

등록 2011-02-22 20:01수정 2011-02-22 20:03

사장후보 면접때 “2~3개사 더 통폐합”
단협해지 등 얽혀 내부불만 폭발할수도
다음주 초 ‘지역사 사장단 인사’ 촉각
창원과 진주문화방송 다음은? 광주와 목포? 청주와 충주? 강릉과 삼척? 김재철 사장의 <문화방송>(MBC) 지역사 추가 통폐합이 가시권에 들고 있다. 김 사장 주도의 통폐합 강행은 노조원을 파업으로 떠미는 첫 번째 ‘발화점’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노사 단체협약 해지와 인사평가 최하 등급(R) 강제할당으로 구성원들의 반발을 산 김 사장은 최근 연임에 성공하자마자 문화방송 체제 개편을 단행하며 사내 여론을 달구고 있다. 시사교양국을 제작본부에서 편성본부로 이관하는 조직개편안을 내놓아 ‘피디수첩 흔들기 의혹’(사장과 편성본부장의 피디수첩 직접 관리)까지 제기된다.

특히 지난해 사내에서 회자돼온 지역사 추가 통폐합 움직임은 김 사장 연임과 동시에 급물살을 타며 지역사 구성원들의 감정을 자극하고 있다. ‘설’이 아닌 김 사장의 ‘확고한 의지’임은 지난 16일 방송문화진흥회의 사장 후보 면접에서 확인됐다. 방문진 한 이사는 “김 사장은 면접과 미리 제출한 경영평가서에서 2~3개사를 더 통폐합해 2013년까지 지역사 광역화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18일 각 사에 통보된 경영평가 결과도 지역사 구성원들의 ‘의구심’을 ‘확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유력한 통폐합 대상으로 거론되던 3개사(광주·충주·삼척문화방송)가 모두 ‘시’(C) 등급을 받았다. 저조한 경영성과를 근거로 현 사장을 통합 혹은 겸임 사장으로 교체하면서 통폐합을 기정사실화할 것으로 노조는 보고 있다. 목포·청주·강릉문화방송이 ‘통폐합 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영평가에선 지난해 김 사장 취임 후 새로 생긴 ‘노사관계’(100점 만점 중 15점=제도평가 5점+운영평가 10점) 항목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노사관계에서 7.5점을 받은 광주문화방송 관계자는 “광주엠비시 경영진은 지난해 파업 과정에서 노조의 문화제 개최를 용인했다는 이유로 경고를 받은 적이 있다”며 “15점이면 노조를 빌미로 마음에 안 드는 회사를 저평가하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지역사 구성원들은 김 사장의 통폐합 강행을 ‘지역 공공성을 희생한 강제적 경영 효율화’라며 반발하고 있다. 미디어렙 체제 개편과 종합편성채널 등장에 대한 대응 목적도 고려됐을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지역사 수를 최대한 줄여 19개사에 배분하는 금액(전파료+코바코 통한 연계판매료)을 <에스비에스>(SBS) 수준(9개 지역민영방송에 배분)으로 낮춰 남는 돈을 본사 경쟁력 향상에 쓰려 한다는 얘기다.

통폐합에 반발하는 지역사 노조 지부장들이 수차례 면담을 요구했으나, 김 사장은 21일 끝내 요청을 거부했다. ‘지역 구성원과 시청자 의견 반영을 약속하고, 통합 또는 겸임 사장을 발령하지 않을 경우 통폐합 논의에 참여하겠다’는 지역사 노조들의 한발 물러선 제안(17일)도 거절했다.


고비는 28일로 예정된 지역사 사장단 인사다. 정대균 문화방송 노조 수석부위원장은 “김 사장이 통합 또는 겸임 사장을 발령하면 일방적 통폐합 강행을 공식화하는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결국 해당사들은 ‘진주 사태’를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김 사장은 창원과 진주문화방송을 시범사로 정해 연말까지 첫 통폐합을 완료하겠다고 밝혔으나, 구성원들과 지역민들의 극심한 반발을 겪으며 여전히 ‘미완성’인 채로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심의 일정을 한 차례 연기해 4월7일까지 최종 결정을 미뤄둔 상태다. 부담을 느낀 상임위원들(3월26일 활동 종료)이 2기 위원회로 넘길 가능성도 높다.

사쪽은 말을 아끼고 있다. 이진숙 홍보국장은 “추가 통폐합 여부는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 조직 개편과 인사가 마무리된 뒤에 결정할 문제”라고 밝혔다.

본사와 지역사 구성원들의 이해관계가 달라 폭발력이 크지 않을 것이란 해석도 있으나, 통폐합은 김 사장에게 누적된 문화방송 구성원들의 불만이 파업으로 옮겨가는 주요 계기로 작용할 수도 있다.

정영하 노조위원장은 “강제 통폐합은 조직 개편과 단협 해지, 인사평가 및 보도·프로그램 훼손 논란 등과 복합적으로 얽히며 엠비시 전체가 폭발하는 발화점이 될 것”이라며 “김 사장의 사안별 결정이 드러나는 3월 중순께 파업 돌입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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