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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이사람] “철저한 언론 감시만이 건강한 공론장 되살릴 것”

등록 2011-12-14 20:00수정 2011-12-15 10:10

정연주 전 <한국방송>(KBS) 사장
정연주 전 <한국방송>(KBS) 사장
‘정연주의 증언’ 출간한 정연주 전 KBS 사장
2008년 강제해임 낱낱이 기록
종편의 ‘민주주의 황폐화’ 우려
“도청사건 진실규명 철저해야”
“40년 세월을 언론만 가슴에 품고 살아왔는데, 지금처럼 언론이 철저하게 한쪽으로 쏠린 적이 없었습니다.”

최근 <정연주의 증언>이라는 책을 펴낸 정연주(사진) 전 <한국방송>(KBS) 사장은 13일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정권의 직할체제로 전락한 방송, 조중동 등 친정부 신문, 여기에 종합편성채널(종편)까지 가세해 한국의 언론이 기득권과 강자, 자본의 논리를 대변하는 목소리만 쏟아내고 있다고 우려했다.

1970년 <동아일보> 기자로 출발한 그는 언론자유를 외치다 75년 해직된 뒤 미국 휴스턴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88년 <한겨레> 창간 이후 워싱턴 특파원과 논설주간을 지냈다. 2003년 노무현정부 시절 시민단체의 추천 공모를 거쳐 ‘한국방송’ 사장에 임명된 뒤 2006년 재선임되었으나, 법적으로 보장된 임기를 남겨놓고 2008년 이명박정부 들어 강제 해임되었다.

<정연주의 증언>은 지난 8월에 출간한 <정연주의 기록>과 짝을 이루는 책이다. <정연주의 기록>이 한국언론 40년에 대한 개인 경험을 모은 것이라면 <정연주의 증언>은 ‘나는 왜 케이비에스에서 해임되었나’라는 부제처럼 2008년 당시 강제해임 상황을 낱낱이 기록했다. 2009년부터 인터넷 매체 <오마이뉴스>에 연재해온 글들을 출판용으로 다듬어 펴낸 것으로, 이명박정권의 언론장악 행태를 고발한 보고서이다.

이 정부는 2008년 출범 3개월 만인 5월부터 당시 정 사장을 쫓아내기 위해 감사원·검찰·방송통신위원회 등 권력기관을 총동원해 입체작전을 펼쳤다. 정권과 코드가 같은 인사를 사장에 앉혀 방송을 장악하려는 의도였다. 한나라당과 보수 언론도 ‘정연주 제거작전’을 거들고 나섰다. 결국 그는 그해 8월11일 해임되었다.

하지만 그에게 덧씌워졌던 배임 혐의는 1·2심 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나 대법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그가 이 대통령을 상대로 낸 해임무효 청구소송도 1·2심 법원 모두 “해임조처를 취소하라”고 그의 손을 들어줬다. 그는 “언론인으로서 훗날 역사의 청문회에 진실을 밝히는 데 꼭 필요한 증언이 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관련자들이 모두 실명으로 언급돼 있다.

그는 민주당 최고위원 회의실 도청 의혹 사건에 한국방송이 연루된 점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72년에 미국의 닉슨 대통령을 몰락시킨 것도 워터게이트 도청사건이었다”며 “언론이 범죄집단으로 낙인찍혔는데 이를 잠시 덮는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진실규명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조중동 신문의 논조가 ‘조중동 방송’에서도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하지만 그는 깨어 있는 시민들의 힘과 행동에서 희망을 찾고 있다. “조중동 방송의 약탈적 광고 영업행위나 불공정 거래 등을 시민들이 철저하게 감시하면 언론 환경이 건강한 공론장으로 되살아날 겁니다.” 글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사진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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