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방송>(MBC) 보도국 기자들이 뉴스신뢰도와 시청률 동반추락의 책임을 묻는 보도 책임자에 대한 불신임투표가 압도적인 찬성률로 가결됐다.
문화방송기자회는 9일 오전 “6~8일까지 실시한 불신임투표에서 투표 대상자인 평기자 135명 가운데 특파원 파견·출장자·연수자를 뺀 125명이 참여해 투표자 대비 92.3%의 찬성률로 전영배 보도본부장과 문철호 보도국장에 대한 불신임안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영상기자회가 따로 실시한 불신임 투표에서도 40명 중 36명이 불신임안에 찬성했다.
문화방송기자들은 불신임이 가결된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이 뉴스 파행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지 않을 경우, 제작거부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투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기자회 쪽은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잡지 않았지만, 이 결과를 갖고 향후 대응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화방송 노조도 이날부터 보도와 시사프로그램의 인적쇄신을 촉구하며 김재철 사장 퇴진 투쟁에 나섰다. 노조 집행부는 서울 여의도 문화방송 사옥 1층 로비에서 “엠비시 무너졌다 사장은 퇴진하라”는 펼침막을 걸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용마 노조 홍보국장은 “보도국 기자들이 제작거부에 들어가면 노조는 즉각 파업찬반 투표를 벌여 파업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전영배 본부장은 3년 만에 다시 불신임투표 대상에 오르는 불명예를 안았다. 2009년 보도국장 재직 당시 신경민 앵커 교체 문제로 불신임안이 가결되면서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한편 문화방송 기자들은 앞서 6일 성명에서 뉴스의 편파보도와 부실보도를 지적하며 “(문화방송 뉴스는) 역사의 시계를 민주화 이전으로 되돌렸다고 해야 할 정도의 침묵과 왜곡의 연속이었다”며 전 보도본부장과 문 보도국장 사퇴를 촉구했다.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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