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1월17일치 1면
‘바로잡습니다’ 통해 “김정남 이메일에 천안함
관련 부분 없어…별도 취재한 내용 섞여” 해명
관련 부분 없어…별도 취재한 내용 섞여” 해명
<조선일보>가 19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이 천안함 사건은 북한의 소행임을 시인했다는 보도는 날조된 것임을 시인하고 사과했다. 김정남의 천안함 북한 소행 발언에 대해서는 자체 취재한 결과 사실이라는 식으로 강변했다. 그러나 언론보도 윤리적인 측면에서 자체 취재한 내용을 김정남의 발언인 것처럼 보도한 것은 전형적인 짜깁기 보도이며 명백한 날조보도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조선일보>는 이날치 신문과 인터넷판 ‘바로잡습니다’를 통해 “17일자 A1면 ‘김정남, 천안함 북의 필요로 이뤄진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는 고미요지 도쿄신문 편집위원이 김정남과 주고받아온 이메일 내용을 월간조선이 요약해 본지에 전달한 기사를 전제한 것”이라며 “그러나 고미요지 위원이 이메일을 바탕으로 펴낸 책에는 천안함 관련 부분이 없는 것으로 밝혀져 바로잡습니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조선일보>는 “월간조선측은 천안함 부분은 김정남 주변의 정통한 소식통으로부터 별도 취재한 내용이라고 밝혔습니다”라며 “혼선을 초래한 점 사과드립니다”라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17일자 1면 톱기사에서 김정남이 천안함 사건에 대해 “북조선 입장에서는 서해 5도 지역이 교전지역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할 필요가 있다”며 “그래야 핵, 선군정치 모두 정당성이 부여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인용 내용에는 천안함에 대한 내용이 전혀 없어서 날조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기사의 토대가 된 김정남과의 이메일 대화록 <아버지 김정일과 나>를 쓴 <도쿄신문> 고미 편집위원은 18일 국내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책에는 천안함에 대한 발언이 없으며, 자신과 이메일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천안함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며 <조선일보>쪽의 해명을 요구했다.
<조선일보>의 19일 ‘바로잡습니다’는 고미 위원의 그런 반박을 결국 인정한 셈이다. 그러나 신문은 김정남의 천안함 발언이 고미 위원의 책에 없었다는 사실만 인정했을 뿐, “별도 취재한 내용”에는 있었음을 시사하며 기사 날조를 전면 인정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조선일보>도 <월간조선>도 “별도 취재한 내용”은 내놓지 않았다.
한편, <조선일보>의 17일자 기사를 토대로 ‘종북 세력은 이제 천안함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증거가 없다고 주장할 수 없게 됐다’는 취지의 사설을 쓴 <동아일보>와 <문화일보>는 19일 밤 현재까지 아무런 사과나 정정보도를 하지 않고 있다.
김도형 선임기자aip209@hani.co.kr
조선일보 1월 20일치 2면에 실린 정정 보도.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