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으로 재기 불능 상태에 놓였던 강용석 전 한나라당 의원은 종합편성채널과 케이블 방송을 통해 새 출구를 찾았다. 이제 누가 그의 뒤를 따를 것인가. tvN ‘강용석의 고소한 19‘. tvN 화면 갈무리
언론인 누리집에 ‘강용석의 변신은 무죄?’ 글 올려
“‘대중이 얼마나 우스우면 저럴까’ 분노 생겨” 비판
“‘대중이 얼마나 우스우면 저럴까’ 분노 생겨” 비판
에스비에스(SBS) 박상도(46) 아나운서가 정치인에서 예능 프로그램 방송인으로 변신한 전 국회의원 강용석(44)씨를 향해 “강용석씨를 보면서 돈 세탁하듯 이미지도 세탁이 가능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며 비판했다.
박 아나운서는 지난 14일 전현직 언론인들이 운영하는 누리집 ‘자유칼럼그룹’에 올린 ‘강용석의 변신은 무죄?’라는 제목의 글에서 “강씨는 개그맨 최효종을 고소하고 박원순 서울 시장의 저격수 운운하며 사람의 뻔뻔함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었다”며 “반성은 고사하고 계속 이슈를 만들어내면서 갈 데까지 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 끝자락에 예능프로그램이 있었다”고 말했다.
박 아나운서는 글에서 “(강씨가) 자신이 출연하는 프로그램 <썰전>(JTBC)을 통해 ‘예능으로 이미지 세탁을 하고 있다’고 말하는 그는 자신의 꿈은 대통령이라는 말을 거침없이 하고 있다”며 “그냥 웃자고 한 말이겠지라고 생각하다가도 마음 한 구석에서 ‘도대체 대중이 얼마나 우스우면 저럴까’ 하는 분노가 생긴다”고 강도높게 꼬집었다.
박 아나운서는 또 “강씨가 예능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등장하며 화려하게 방송인으로 거듭나고 있지만 축하해주지 못할 것 같다. 악명으로 이름을 얻어 방송 진행자로 데뷔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공인으로서 부적절한 언행으로 국회의원 사퇴까지 한 마당에 뚜렷한 자숙이나 반성도 없이 ‘B급 예능 시사프로그램’을 통해 예능 방송인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모습을 꼬집은 것이다.
그는 강씨처럼 논란의 중심에 선 사람들을 ‘시청률 장사 수단’으로 삼는 방송의 행태도 지적했다. 박 아나운서는 “방송은 (강씨처럼 대중의 지탄을 받던) 이런 사람을 좋아한다. 방송은 잊힌 사람, 낯선 사람보다는 욕을 먹고 있어도 많이 알려진 사람을 선호한다”며 “막장 드라마라는 비판을 감수하면서 방송사가 계속 막장 드라마를 제작하는 이유와 같다. 시청자들이 욕하면서도 ‘본다’는 것을 아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아나운서는 “방송사도 대중을 쉽게 생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아나운서는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잘 먹고 잘 사는 나라가 되어선 안된다. 안그래도 현기증 나는데 나쁜 짓을 해서 유명해진 사람이 텔레비전에 등장해 대중의 사랑까지 받게 되면 그 여파는 실로 파괴적일 것”이라며 “한때 ‘강용석 보다 못한 놈’이라는 말이 최고의 악담이었던 시절이 있었는데, 2년도 되지 않아 호감형 인물로 변신하고 있는 강용석을 바라보면서 제2, 제3의 강용석이 등장할 것 같아 두렵다”며 글을 끝맺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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