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세계과학언론인회의
“누구를 위한 보도인지 살펴야
과학격차, 민주주의에도 위협”
“누구를 위한 보도인지 살펴야
과학격차, 민주주의에도 위협”
“과학 언론과 과학 홍보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는가?” “연구기관의 기자회견 자료집에 콘서트 표가 들어 있다. 사용하겠는가?”
세계 각지에서 온 100여명의 과학 언론인들이 ‘예’·‘아니오’를 선택해 왼편과 오른편 자리로 옮긴 뒤, 자기 경험과 생각을 말하면 듣는 이들은 유쾌한 야유나 환호로 반응하는 토론 게임을 벌였다. 짧은 자유토론이었지만 거기엔 토론 기획자의 진지한 물음이 스며 있었다. 토론 기획자는 “프리랜서 비중이 커지는 과학 언론계엔 연구소, 엔지오, 정부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언론인도 늘고 있다”며 “과학저널리즘의 독립성은 유지되는가”라는 물음을 제기했다.
지난달 24~28일 핀란드 헬싱키대에서 세계과학언론인연맹이 개최한 세계과학언론인회의에는 77개국에서 온 800여명이 참여해 ‘전환기의 과학과 미디어: 공론장에서 비판적 질문 던지기’라는 주제로 갖가지 발표와 토론을 했다. 베사 니니칸가스 연맹 회장은 “언론인은 국민을 대변해 비판적 질문을 던질 수 있는 혜택을 누리는 사람”이라며 “과학 문제에 대해 독립성을 갖추고 비판적 사고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전 대회와 비슷하게 8차 헬싱키 대회는 온라인 저널리즘에도 초점을 맞췄다. 이름난 블로그 언론인들이 경험과 사례를 발표했으며 대중의 관심을 붙잡을 저널리즘 기법도 논의했다. 과학 논쟁을 통해 시민 참여를 확대시키자는 ‘논쟁 저널리즘’도 눈길을 끌었다. 미국 과학저술가 숀 오토는 대선 때 활약한 과학 논쟁 사이트(sciencedebate.org)를 소개하며 “과학은 복잡해지고 사회 안의 ‘과학 격차’는 심해져 민주주의에도 위협이 된다”며 “과학 논쟁이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보도 윤리도 다뤄졌다. 유하 케레 헬싱키대 교수는 건강·의학 정보에 관심이 큰 요즘엔 “분자생물학 연구 결과를 보도할 때에도 의미와 한계를 판단하고 누구를 위한 보도인지 가려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데버러 블럼 미국 위스콘신매디슨대 교수는 별 근거 없이 화학물을 혐오의 대상으로 묘사하는 ‘화학공포증’의 편견을 꼬집었다.
미디어도, 과학도, 독자도 변하는 전환기에 과학 언론은 무엇을 어떻게 취재하고 전할까? 코니 루이스 영국 런던 시티대 교수는 “대중을 위해, 빼어나고 비판적이며 독창적이어야 한다”고 말했고, 니니칸가스 회장은 “독립성과 비판적 성찰이 중요하다”고 말했으며, 필립 힐츠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교수는 “데이터 저널리즘에 주목하자”고 강조했다. 9차 대회는 2015년 서울에서 열린다.
헬싱키/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취재 지원 한국언론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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