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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신뢰 추락한 언론…지금 필요한 건 반성과 전진할 용기

등록 2014-09-26 18:58수정 2014-09-27 11:29

미국 드라마 <뉴스룸>
미국 드라마 <뉴스룸>
[토요판] 김선영의 드담드담
미국 드라마 <뉴스룸>
해외 드라마 가운데 올 한해 동안 국내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작품은 단연 <뉴스룸>일 것이다. 언론의 원칙과 윤리에 대해 고민하는 언론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은 세월호 참사 때 지나친 속보 경쟁으로 오보와 왜곡 보도를 일삼던 국내 언론과 대조를 이루며 참된 언론의 이상으로 자주 거론되고는 했다. 요즘에는 프로그램 제목이나 뉴스의 지향점 등 여러 면에서 이 작품을 연상시키는 손석희의 <제이티비시 뉴스룸>이 방영을 시작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뉴스룸>은 미국의 가상 케이블 채널인 애틀랜티스 케이블 뉴스(ACN) 보도국을 배경으로 한다. 주인공 윌 매커보이(제프 대니얼스)는 대중영합형 언론인의 모습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는 케이블 톱앵커다. 그런 그에게도 시청률을 떠나 ‘좋은 뉴스’를 꿈꾸던 시절이 있었고, 그 초심은 옛 연인이자 동료였던 매켄지 맥헤일(에밀리 모티머)의 복귀를 계기로 되살아난다. 그들과 이상을 공유하는 동료들이 ‘뉴스나이트’ 팀으로 똘똘 뭉쳐 언론의 본질에 입각한 ‘진짜 뉴스’를 만들어나가는 이야기가 <뉴스룸>의 기본 골자다.

사실 <뉴스룸>이 처음 소개되었던 2년 전에도 국내에서의 화제성은 지금 못지않았다. 작품 자체의 완성도도 좋았던데다 그 주제의식이 당시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큰 공감을 샀다. 그때 국내 언론 환경은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인 징계, 시사 프로그램 축소 등 지속적인 탄압과 검열로 인해 자유지수가 급락중이었고, 2012년 대선을 앞두고 그 억압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열망의 목소리가 고조되던 상황이었다. 그러한 시절 도착한 <뉴스룸>에서 민주적 언론의 이상을 실현하고자 하는 이들의 모습은 모두가 꿈꾸던 판타지와도 같았다.

그로부터 2년 뒤, 다시금 회자되는 <뉴스룸>은 그때와는 또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국내언론자유지수는 더 하락중이고 언론은 점점 ‘공정한 진실’에서 멀어지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이번에는 <뉴스룸>의 두번째 시즌 내용과 겹쳐진다. 시즌1 말미에 갈수록 수구화되어가는 보수단체 티파티를 향해 “미국의 탈레반”이라 일갈했던 윌은 시즌2에서 보수 정치권의 압력을 받은 방송사 경영진으로부터 해고 압박에 시달린다. 설상가상으로 미군의 민간인 학살 혐의라는 엄청난 특종 앞에서 조작 자료를 확인하지 못하는 치명적 오류까지 범한다.

김선영 티브이 칼럼니스트
김선영 티브이 칼럼니스트
언론인으로서 자부심도, 신뢰도도 바닥으로 추락한 상황에서 <뉴스룸>이 던진 해결법은 실수로부터 배우고 전진하라는 것이었다. ‘뉴스나이트’ 팀은 사표를 쓰는 대신 과오를 인정하고 반성하며 새롭게 시작하기로 결심한다. 성공과 희망의 이야기인 시즌1과 달리 시즌2의 실패와 반성의 이야기는 그래서 더욱 지금 여기의 현실과 뜨겁게 조응한다.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과거에 대한 반성이고 그로부터 한걸음 나아가는 진보와 용기이기 때문이다.

<뉴스룸>은 이제 시리즈 최종인 시즌3 방영을 앞두고 있다. 11월 공개될 그 마지막 이야기는 또 어떤 지점에서 우리의 거울 역할을 할지 궁금해진다.

김선영 티브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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