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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빨대·김밥꽁다리·문어로… ‘기레기’ 언론 날카롭게 풍자

등록 2020-04-14 14:22수정 2020-04-14 14:37

[장범순 개인전 ‘서술적 존재들’]
장범순 작가 ‘팩트의 사실’
장범순 작가 ‘팩트의 사실’

빨대, 김밥 꽁다리, 우산, 해파리, 문어 등 작품의 소재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 8일부터 서울 인사동 나무아트갤러리에서 전시 중인 장범순 작가의 개인전 ‘서술적 존재들’(17일까지)은 ‘기레기’ ‘검-언 유착’ 의혹 등 혼탁한 미디어 현실을 날카롭게 풍자해 눈길을 끈다.

‘팩트의 사실들’이라는 동어반복의 작품은 김밥 꽁다리 형태의 언론들이 마이크를 들고 허수아비 앞에서 취재를 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 엉터리 언론을 흥미롭게 풍자했다. ‘김밥 꽁다리’는 스스로 존재하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라 쓸모없어 버려지는 존재를 상징한다. 기자가 직접 발로 뛰며 취재하지 않고, 빨대로 왜곡된 정보만 쉽게 얻는 군상을 김밥 꽁다리에 비유한 것이다. 이렇게 생산된 엉터리 기사로 많은 사람이 피해를 보고 희생 당했으며, 검찰과의 갈등도 그렇게 비롯되었음을 시사한다.

장범순 작가 ‘전문가들’
장범순 작가 ‘전문가들’

종합편성채널의 패널을 상징하는 문어발 형상의 ‘전문가들’은 말이 전문가이지 진지하게 천착한 정보가 아닌 막말과 엉터리 주장, 왜곡 정보를 쏟아내 시청자를 혼란스럽게 한다는 내용이다.

이른바 보수언론이 잘 쓰는 ‘프레임’도 작가의 반격을 받는다. 낫 두 개를 활용한 작품 ‘프레임’은 작가가 그림 그릴 때 양손의 엄지와 검지로 구도를 잡던 몸에 밴 습관에서 상상력을 발휘했다. 언론이 정파적으로 꺼내드는 프레임은 일반인에겐 정의나 진실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하게 하는 기제로 작동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마녀사냥’을 상징하는 프레임으로 사람들을 더 이상 괴롭히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장범순 작가 ‘프레임’
장범순 작가 ‘프레임’

비수를 꽂는 ‘역전’은 언론을 이용해 민주주의를 해치려한 권력자들이 당하는 것을 상징한다. 시간이 흐르면 역경과 고난이 사라지고 공론장이 정상화하리란 희망을 담았다. 장범순 작가는 사회 부조리 등 구조적 모순을 풍자적으로 다뤄왔지만 언론이란 화두를 직접 꺼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중요한 선거도 있고, 코로나 사태까지 겹쳐 힘겨운 상황에 언론이 정론으로 사회적 균형을 잡는 추가 돼야 하는데 왜곡·편파 등을 일삼아 작가로서 시대정신을 반영해 비판적 풍자를 했다”고 밝혔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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