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종이신문’ 한겨레를 읽는 12살 노규진군. 창간 33돌을 맞아 새롭게 시작하는 `한겨레 서포터즈 벗'을 소개하기 위해 카메라 앞에 섰다. 사진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소년은 떡을 들고 왔다. “한겨레 생일이라고 해서 떡 좀 해왔어요.” 함께 온 아버지가 조용히 말했다. 지난해 고경태 <한겨레> 신문총괄이 쓴
칼럼 ‘너 아직도 신문 보니?’를 읽은 뒤 “난 본다”며 자신이 종이신문을 보는 사진을 찍어 이메일로 보냈던 초등학생, 노규진(11) 학생을 만났다.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그는 물었다. “인터뷰하면 1면에 나가나요?” 아, “이 기사 네이버 나가나요?”가 아니었다. 온기가 여전한 떡 상자를 앞에 두고 ‘미래세대’와의 인터뷰는 시작됐다.
“종이신문 보면 옛날 사람이라고요? 마음대로 생각해라, 나는 내 갈 길 간다 생각해요. 아침마다 신문을 펼쳐보면 기사 읽기가 편하고 재밌거든요. 정세도 알 수 있고.” 백석초등학교 5학년, 2010년생 노규진 학생에게 종이신문을 기준으로 가르는 세대론은 불필요하다. “인터넷으로 호기심 가는 기사 몇개 눌러볼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기사가 쭉 있는 신문 읽기를 좋아해요.”
종이책도 좋아한다. “도서관이 평화로워 보이지만 사실 그 안에 신간 쟁탈전이 엄청나요. 한겨레에서 광고를 보고 송경화 기자가 쓴 소설 <고도일보 송가을인데요>를 빌리려고 백석도서관에서 기를 썼거든요. 정말 재밌게 읽었어요. 기자 일, 힘들어 보이던데요?” 1975년생 사회복지사인 아버지 노수현씨가 겸연쩍게 웃으며 덧붙였다 “결혼하고부터 쭉 한겨레를 구독하며 전자기기 덜 쓰기를 했는데 규진이 누나와 규진이가 둘 다 심심하다 보니 신문 보기, 책 보기에 재미를 붙인 것 같아요.”
아침마다 ’종이신문’ 한겨레를 읽는 12살 노규진군. 창간 33돌을 맞아 새롭게 시작하는 ‘한겨레 서포터즈 벗’을 응원하기 위해 카메라 앞에 섰다. 사진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안심하며 물었다. “그럼 종이신문은 사라지지 않을까요?” 답이 훅 들어온다. “저는 종이신문이 없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뉴욕 타임스도 20년 내에 종이신문이 사라진다고 했다잖아요.” 그럼 어떻게 하나. 우문현답이 이어졌다. “그런데 종이신문이 없어지는 것이지 신문이라는 게 없어지는 건 아니잖아요. 신문이라는 개념 말이에요. 뉴스와 정보를 업데이트해 직접 전달하는 매체요. 그건 인터넷까지 포괄하는 거죠. 종이신문 구독료보다 전기요금이 더 싸니까, 그 전보다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오히려 긍정적인 변화가 아닐까요?”
디지털 후원회원제를 시작하는 한겨레에 응원도 덧붙였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신문은 권력에 굴복하지 않는 신문이에요. 저는 한겨레가 이 신념을 유지하면서 디지털로 진출도 잘했으면 좋겠어요. 아, 야구 기사도 많이 써주세요!”
후원하기 : https://support.hani.co.kr
후원 소개 : https://support.hani.co.kr/introduce
글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사진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