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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마을 환자들 진료하며 정이 많이 들었지요”

등록 2021-11-17 19:19수정 2021-11-18 02:31

‘무등의림상’ 봉사상 받은 윤보선 원장
고려인광주진료소 열어 4년째 자원 활동
광주 삼섬의원 윤보선 원장. 광주광역시의사회 제공
광주 삼섬의원 윤보선 원장. 광주광역시의사회 제공
“묵묵히 봉사하는 다른 분들을 대표해 제가 상을 받는 셈이네요.”

‘제31회 무등의림상’ 봉사상 수상자 윤보선(60·삼선의원) 원장은 17일 “고려인 동포들을 만나 진료를 하면서 정이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의사회는 2018년 3월부터 고려인마을 고려인광주진료소에서 매주 화요일마다 의료 봉사를 하는 윤 원장을 올해 수상자로 선정했다. 고려인 재외동포 건강을 챙긴 윤 원장은 2019년 광주 고려인마을에서 열린 ‘제7회 고려인의 날' 기념행사에서 광주시장상을 받기도 했다. 광주 고려인마을은 19세기 중엽 이후 농업이민과 항일독립운동 등으로 러시아와 옛 소련 지역인 중앙아시아 국가로 이주한 ‘고려인 동포’들의 후손이 국내로 들어온 뒤 광주 월곡·하남동 일대에 정착해 5천여명이 거주하며 꾸린 공동체를 말한다.

고려인광주진료소는 전성현 광주아이퍼스트아동병원장과 윤 원장 등이 제안해 광주시의사회의 지원을 받아 2018년 3월 국내 최초로 고려인들이 무료로 치료받을 수 있는 진료소를 열었다.

윤보선 원장이 2018년부터 무료 진료 봉사를 하고 있는 고려인마을 고려인광주진료소. 광주광역시의사회 제공
윤보선 원장이 2018년부터 무료 진료 봉사를 하고 있는 고려인마을 고려인광주진료소. 광주광역시의사회 제공
윤 원장은 “고려인 동포 중엔 병원에 가지 못할 형편인 분들이 많기 때문에 단순한 생각으로 도와주자고 했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매주 화요일 오후 6시30분이면 월곡동 광주진료소에 가서 환자들을 기다린다. 의사 2명이 매주 돌아가며 윤 원장을 돕는다. 처음엔 청진기 하나 딸랑 들고 단독주택에서 시작했지만, 많은 이들의 도움으로 진료소 공간과 일부 의료 장비도 마련했다. 윤 원장은 저녁 7시 진료가 시작되기 30분전까지 나가 동포 환자들과 대화를 나누곤 했다. 윤 원장은 “왜 한국에 왔는지, 그리고 무슨 일을 하시는지 등을 묻는다. 꼭 예전 시골 어머니, 할머니들처럼 순수한 분들이 많다”며 “매주 화요일 저녁 식사를 거를 때가 많았지만, 동포들과 정이 많이 들었고, 보람도 느낀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1992년 조선대 의대를 졸업하고, 국립의료원 비뇨기과에서 수련했다. 1980년 3월 대학에 입학한 뒤 5·18을 체험한 윤 원장은 그 이후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봉사의 길에 동행하고 있다.

그가 광주에서 고려인 동포들을 처음 만난 곳은 ‘광주외국인노동자건강센터’였다. 의사와 치과의사, 목사 등의 헌신으로 광산구엔 2005년 6월 불법체류 외국인을 위한 무료 진료소가 생겼다. 초창기부터 의료 봉사에 동행했던 윤 원장은 광주 남구청의 ‘마을 경로당 의료봉사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윤 원장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동네 어르신들과 사회적 약자인 고려인, 외국인 노동자 등을 위해 한 달에 한 명씩 안검하수 검사 및 수술을 무료로 시행하고 있다. 윤 원장은 “고려인 동포들이나 외국인 노동자들 중엔 농촌에서 일하면서 눈이 처져 잘 안보인다거나 오래 서있어서 하지정맥류 고통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무등의림상 시상식은 오는 30일 오후 7시 홀리데이인 광주호텔 2층 아젤리아홀에서 열린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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