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영 전 경찰청장이 별세했다. 향년 71.
13일 경찰 설명을 종합하면, 허 전 청장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자택에서 쓰러진 상태로 가족에 의해 발견됐다. 가족은 곧바로 119에 신고했고, 허 전 청장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오후 6시8분께 사망선고를 받았다. 사망 원인은 심근경색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사인은 확인이 필요하다.
1952년생인 허 전 청장은 대구 출신으로 경북고와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외무고시에 합격해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경찰로 옮겨 청와대 치안비서관, 서울경찰청장 등을 거쳐 경찰청장을 지냈다.
경찰 수사권 독립에 목소리를 높였던 허 전 청장은 참여정부 시절인 2005년 1월 경찰청장에 취임했다. 그러나 같은 해 11월15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쌀 협상 비준안 반대 전국농민대회에서 경찰이 진압 도중 농민 2명이 다쳐 숨진 사건에 책임을 지고 취임 10개월여 만인 그해 12월 사퇴했다.
이후 한나라당에 입당해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2011년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을 지냈고, 2013년 4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때 해당 지역에 출마했으나 안철수 당시 무소속 후보에게 패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2016년엔 한국자유총연맹 총재를 지냈다. 2017년엔 코레일 사장 재임 시절 용산 역세권 개발과 관련한 불법 자금 수수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기도 했다.
빈소는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다. 발인은 16일 오전 9시.
윤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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