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한파’ 일본 소설가 쓰시마 유코. 사진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지한파’ 일본 소설가 쓰시마 유코가 지난 18일 폐암으로 세상을 뜬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향년 69.
<사양> <인간실격>의 작가 다자이 오사무의 딸로 1947년 도쿄에서 태어난 고인은 자살한 아버지에 대한 거부감을 숨기지 않았다. 지적장애로 12살에 숨진 오빠 등 가족사가 그의 글쓰기에 영향을 주었다. 69년 등단한 그는 아들을 잃은 슬픔을 토대로 삶과 죽음의 문제를 천착한 장편 <밤의 빛에 쫓겨>로 87년 ‘요미우리문학상’을 받았으며, 외가 일족을 모델로 일본의 근대사를 부각한 장편 <불의 산>으로 98년 ‘다니자키 준이치로상’과 ‘노마문예상’을 함께 수상하기도 했다. 전후 혼란기를 배경으로 방랑하는 고아들의 모습을 환상적으로 그린 장편 <웃는 늑대>로 2001년 ‘오사라기 지로상’을, 2011년에는 ‘마이니치 예술상’을 받았다. 91년 걸프전쟁 때에는 작가 나카가미 겐지, 평론가 가라타니 고진 등과 함께 일본의 ‘가담’에 반대하는 성명에 이름을 올리기도 한 행동파 작가였다.
한국 문인들과 교류에도 관심이 깊어 한일작가회담에 꾸준히 참가했으며, 2006년에는 작가 신경숙과 함께 <현대문학>과 일본 문예지 <스바루>에 서한을 연재해서 <산이 있는 집, 우물이 있는 집> 책을 내기도 했다. 2008년 9월 서울에서 열린 ‘제1회 한·일·중 동아시아문학포럼’에 참가해 <한겨레> 주관으로 신 작가와 대담을 나누었다.
그의 대표작 <불의 산>과 <웃는 늑대>가 국내 번역 출간되었다.
글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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