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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종교

“대리 용서 안 된다”…진보성향 교회협 인사 ‘노태우 기도’ 논란

등록 2021-11-02 10:26수정 2021-11-02 10:40

한국기독교교회협 총무 이홍정 목사 영결식 참석
“고인 사죄의 마음 새기고 평화 기여 유족되길” 기도
“철저한 직접 사죄 없었는데 일방적 화해선언” 비판
지난달 30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거행된 노태우 전 대통령 영결식. 사진공동취재단
지난달 30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거행된 노태우 전 대통령 영결식. 사진공동취재단

진보 성향의 개신교계 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이홍정 목사가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영결식에 참석해 기도한 내용을 두고 소속 단체들의 반발 성명이 이어졌다.

2일 개신교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거행된 노 전 대통령 국가장에 4대 종단 중 개신교 대표로 보수교회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 소강석 목사 등과 함께 참여한 이 목사가 ‘노태우의 사죄’를 언급하며 5·18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와 유가족 등에게 생전 직접 사과를 한 적이 없는데도 마치 사죄한 것처럼 역사적 사실을 왜곡했다는 것이다.

이 총무는 당시 기도문을 통해 “오늘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깊은 회한을 남긴 채 세상을 떠나신 고인을 추념하며, 고인이 남긴 사죄의 마음을 가슴에 새기고, 주권재민의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여하는 유족이 되게 해 달라”고 말했다.

한국기독청년협의회는 장로회·감리회·루터회 청년연합회와 함께 낸 공동성명에서 “이홍정 총무는 고인이 ‘사죄의 마음을 남겼다’고 언급했지만, 노태우는 대통령 임기가 끝난 후에도, ‘광주사태는 중국 문화혁명 희생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발언해 논란이 되었고, 회고록에서도 군사 반란과 5·18 학살에 대하여 반성하는 기미는커녕 왜곡으로 정당화하는 모습을 보이며, 자신의 입으로 단 한 번도 잘못을 사죄하지 않았고, 아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사죄의 마음을 표명한 것이 전부”라며 “대승적인 통합과 화해의 차원에서 참석하였다 할지라도, 그것은 학살 당사자의 철저한 사죄와 국민적 납득이 선행되었을 때 용인될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거행된 노태우 전 대통령 영결식에서 기도하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이홍정 총무. <에스비에스> 화면 갈무리
지난달 30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거행된 노태우 전 대통령 영결식에서 기도하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이홍정 총무. <에스비에스> 화면 갈무리

에큐메니컬 2030 활동가 일동도 “사죄하지 않은 노태우를 용서할 수 있는 대리인은 없다”며 “광주 영령 앞에 무릎 꿇지 않은 채 아흔살 나이로 결국 세상을 떠난 이에 대한 공적 애도는 불가하다”고 비판했다.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는 “노태우의 진심 어린 사죄도 없고, 유가족의 용서도 없었는데 일방적인 화해 선언은 폭력”이라며 이 총무에게 “영결식 참석에 대해 사과하고, 5·18 유가족과 피해자들에게도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는 “이 총무 등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이번 사태에 대해 5·18 유가족을 비롯해서 여전히 국가 폭력으로 인해 심각한 고통 속에 계신 분들에게 진정성 있는 공식 사과를 하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여성위원회는 “가해자의 사죄는 마땅히 해야 할 의무이나 피해자의 용서는 필수가 아니다”며 “사죄하지 않았는데도, 피해자들이 사죄를 받아들여야 하고 이것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이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 총무는 “비판해주신 분들의 마음을 이해하려 한다”며, 해명과 관련해서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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