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정 한국교회협의회 총무. 사진 조현 종교전문기자
차별금지법 제정과 동성애 문제에 대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교회협) 이홍정 총무의 발언을 비판하며 감리교단이 세계교회협의회(WCC)와 교회협 동시 탈퇴 움직임을 보이자 이 총무가 총무직 사임 의사를 공표했다.
20일 개신교계에 따르면, 교회협 총무인 이홍정 목사는 다음날 20일 열리는 교회협 실행위원회를 끝으로 물러나겠다는 뜻을 감리교단에 전했다. 이 목사는 지난 16일 ‘감리교 감독들에게 드리는 탄원서’에 사임의 뜻을 알리면서 “본인은 그동안 포괄적 차별금지법과 동성애문제에 대한 진정 어린 신앙적 우려에 공감하면서 보다 발전된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가기 위한 공론화의 과정을 만들어내지 못했다”며 “무차별적 선전선동을 동반한 가짜 뉴스와 반대를 위해 의도된 과잉 해석과 특정 집단의 정치적 입장들이 ‘탈진실의 시대’를 이끌며 본질을 왜곡시킨 채 한국교회와 사회를 분열로 몰아가는 데 대해서도, 교회협을 향한 원색적이고 왜곡된 비난을 교정하는 일에도, 공론의 장을 만들어 합리적으로 소통하는 일에도 책임있게 대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목사의 사임은 국민 여론과 달리 차별금지법을 동성애반대자 처벌법이라며 반발하는 기독교계 주류의 정서에 진보·중도 교단협의체마저 언로를 펴기 어려운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내년이면 100주년을 맞는 교회협은 한국에서 가장 전통있는 개신교단 협의체이지만 개신교계의 지속적인 보수화로 주요 보수·중도교단들이 탈퇴하면서, 현재는 기독교대한감리회가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와 함께 교회협 소속 핵심교단 중 하나다.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진보적인 교회협과 보수성향의 개신교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에 모두 가입돼 있는데, 최근에는 교회협과 교회협 협력 단체인 세계교회협의회를 탈퇴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 목사가 ‘차별금지법은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들의 사회의 정치적 생명권을 보장하는 입법’이라고 개인 의견을 밝힌 것과 관련해 압박하고 있는 셈이다.
교회협 산하단체인 교회협인권센터는 그동안 차별금지법 제정에 찬성해왔으나, 교회협은 여러 교단 협의체인 점을 고려해 차별금지법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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