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16일 ‘제211회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총회 임시회’가 열린 서울 종로구 조계종 국제회의실에서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참석해 자신의 불신임 결의와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대한불교조계종 원로회의가 22일 총무원장 설정스님에 대한 불신임안을 인준했다.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조계종 최고의결기구인 원로회의에서 원로의원들은 총무원장 불신임 인준 안건을 가결했다. 이날 회의에는 재적 23명 가운데 19명이 참석했고, 찬성 12표, 반대 7표로 해임안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전날 퇴진 의사를 밝히고 총무원을 떠난 설정 스님의 해임이 확정됐다. 현직 총무원장이 불신임을 통해 중도 퇴진하기는 조계종 역사상 처음이다.
원로회의 사무처장 남전 스님은 “총무원장 설정 스님 사직이 인정되나 사직에 대한 법적 다툼을 종식시키고 종단 안정과 화합을 위해서 불가피하게 총무원장 불신임 인준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고 밝혔다. 원로의원들은 총무원장 불신임 인준 안건에 대한 가부를 묻고 결과에 대해서는 만장일치로 의결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남전 스님은 설명했다.
설정 스님은 전날 퇴진 의사를 밝히고 총무원을 떠나 이날 회의에서 불신임안 인준 안건이 자동 폐기될 가능성도 거론됐으나, 일각에서 설정 스님이 사퇴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며 문제를 제기하자 원로회의가 불신임안을 인준해 논란의 여지를 없앤 것으로 보인다.
조계종 총무원은 총무부장인 진우스님이 총무원장 권한대행을 맡았다. 조계종은 종헌종법에 따라 총무원장 선거를 60일 이내에 치러야 한다.
그러나 종단 재야세력들은 오는 26일 오후 1시 조계사에서 전국승려대회를 열어 총무원장 직선제를 요구할 계획이다. 전국승려대회를 반대하는 교구본자주지협의회도 같은 오전11시부터 조계사에서 교권수호결의대회라는 맞불집회를 계획하고 있어 충돌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전국승려대회 추진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내 “아직도 종단을 주무르는 범계승들이 숨을 죽이며 적폐청산의 태풍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며 “이들이 바라는 바는 선거가 시작돼 세인들의 이목이 온통 선거와 차기 총무원장에 쏠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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