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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종교

“최인국씨 ‘월북’ 유감이지만 ‘남북교류’ 기여해주길 기대”

등록 2019-07-09 19:32수정 2019-07-17 17:58

천도교 송범두 교령 첫 기자 간담회
북쪽 청우당 ‘최덕신·류미영’ 아들
“별세한 부모 이어 위원장 맡을 듯”
송범두 새 천도교 교령. 사진 조현 기자
송범두 새 천도교 교령. 사진 조현 기자
지난 4월 천도교 최고지도자에 취임한 송범두(70) 교령은 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첫 기자간담회를 열어, 최근 최인국씨의 월북과 관련해 유감부터 밝혔다.

송 교령은 “(최인국씨가) 교단에서 큰 직책을 맡지도 열심히 교회 활동도 하지 않은 교인이었지만 대한민국의 법을 어겼다는 점에서 유감”이라며 “그러나 기왕 북에 갔으니 남북 교류와 통일에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최동오~최덕신·류미영 부부~최인국 3대로 이어진 가족사를 보면 그의 유전자 속엔 남북의 분단을 인정하지 않고 하나로 보고, 통일을 이루려는 의지가 있었던 듯 하다”고 말했다.

최씨의 조부 최동오는 일제 때 중국에 독립운동가 양성기관인 화전의숙을 설립했고, 이곳을 다녔던 김일성의 스승으로 한국전쟁 때 납북됐다. 부친 최덕신 전 천도교 교령은 박정희 정권에서 외무장관과 서독 주재 대사로 활동했으나 박 전 대통령과 갈등 끝에 미국에서 망명생활을 하다가 월북했다. 함께 월북한 모친 류미영은 임시정부 참모총장을 지낸 유동열 장군의 수양딸로, 훗날 평양에서 사망한 남편에 이어 청우당 위원장을 물려받아 수행했다.

송 교령은 “최씨가 지난 4월에도 찾아와 만난 적이 있는데, 남쪽에서 아무것도 (기여)하지 못하는 무력감을 호소했다”면서 “부모가 월북한 이후 직장도 잃고 가정도 깨지고 제대로 된 삶을 이어가지 못한 채 70살을 넘기면서 고뇌가 깊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천도교청우당은 당원 1만6천명의 북에서 두번째 정당으로 최씨 집안이 위원장 자리를 승계해온 점으로 미뤄볼 때, 2016년 모친 사망 이후 공석인 위원장을 최씨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고 그는 덧붙였다. 최씨는 그동안 천도교 동학민족통일회 대외협력위원장을 맡으며 누구보다 북쪽과 많이 접촉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송 교령은 “북에서 활동이 미미한 다른 종교와 달리 천도교청우당은 전역에 전교실 700여개를 두었고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23명을 배출하고 있다”면서 “정부 차원의 교류는 틀에 매여 있으니 종교·사회단체 차원의 교류 물꼬를 트는 데 천도교와 천도교청우당이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송 교령은 “동학혁명 때 나라를 살리고 인간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동학(천도교) 교도들이 최소 30만명에서 60만명이나 목숨을 바쳤고, 일제 때는 3·1운동을 주도했는데, 오늘날 현실적인 교세만으로 역사를 왜곡하는 지식인들이 적지 않다”면서 “그러고도 일본을 우리가 욕할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최근 텔레비전 드라마 <녹두꽃>이 방영되면서도 동학혁명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고 있어 반갑다”면서 “인본 사상의 뿌리인 인내천과 사인여천을 널리 알리기 위해 대학원대학교도 설립하겠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천도교세가 가장 센 경남 남해 출신인 송 교령은 어려서 천도교에 깊게 빠진 이유를 설명하며 인내천사상의 위대성을 강조했다.

“다른 곳에선 예의범절을 강조하면서도 윗사람들에게만 절하고 아이와 여성을 무시하는데 반해 천도교당에선 아이와 여성에게도 맞절을 했는데, 처음엔 껄끄러웠지만 이런 모습을 통해 서로를 존중하는 법을 배웠다. 10대 때 해변길을 따라 20리길을 걸어 천도교당에 다닌 것은 사람을 하늘처럼 섬기는 그런 ’사인여천’에 매료된 때문이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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