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인천교구의 초대 교구장을 지낸 나길모 굴리엘모 주교가 3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선종했다고 5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밝혔다. 향년 94.
나 주교는 1926년 미국 매사추세츠주 로렌스시에서 태어나 1944년 메리놀 외방전교회에 입회해 메리놀 대신학교 학부와 신학원을 졸업했다. 고인은 1953년 사제품을 받은 뒤 이듬해 미국 예일대에서 한국어과 과정을 1년간 이수하고 한국으로 와 1954∼1961년 청주교구 내 본당 보좌신부와 주임신부, 참사, 부감목을 지냈다. 이어 1961년 인천대목구가 서울대목구에서 분리되면서 인천대목구장으로 임명돼 그해 8월 35세 젊은 나이에 주교품을 받았다. 1962년 교황청이 한국 교회의 교계제도를 정식 인준하면서 초대 인천교구장으로 전보됐다.
고인은 1962∼1965년 열린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때는 교부로 참석했고 주교회의 총무 및 일치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2002년 4월 40여년간 맡았던 인천교구장직을 사임하고 은퇴한 뒤 미국으로 돌아갔다. 고인은 2011년 주교 서품 50주년인 금경축을 맞아 한국을 찾기도 했다.
분향소는 천주교 인천대교구청 보니파시오 대강당에 마련됐다. 위령미사는 10일오전 10시 30분 인천 중구 답동 주교좌성당에서 있을 예정이다. (032)765-6961.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