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가 열린 지난 1월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들어서고 있다. 김혜윤 기자
대한불교조계종 25개 교구 본사 주지들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냈다.
21일 불교계의 말을 종합하면, 조계종 교구본사 주지협의회는 지난 12일 문재인 대통령과 박병석 국회의장, 정세균 당시 국무총리 등에게 탄원서를 보내 “이 부회장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시길 부탁드린다”며 선처를 당부했다.
주지협은 “이 부회장은 참회를 위한 많은 노력을 했고 판결 선고가 있기 전 대국민 사과를 발표했다”며 “삼성이 법과 윤리를 지키지 못한 점, 변화된 사회의식과 소통하지 못한 점을 인정하고 반성했다”고 설명했다.
주지협은 이어 “지난 시간의 잘못이 사과문 발표로 모두 없어지는 것은 아닐지도 모르나, 법적·사회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일회성 반성인지 아니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인지 감시하는 일은 이 부회장과 삼성을 지켜보는 우리들의 책무”라고 주장했다.
주지협은 또 “사람은 누구나 허물 많은 중생이며, 이 부회장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가 과거의 잘못을 참회하고 자신의 맹세를 말이 아닌 실천으로 옮길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도와주시길 바란다”고 썼다.
이 부회장의 모친 홍라희씨는 불교와 원불교 양 종단과 각별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으며,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49재도 원불교 교단과 불교 진관사에서 각각 봉행됐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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