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시행 사흘째인 3일 신규 확진자 수가 2600명대로 급증한 가운데 이날 서울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일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에 돌입한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정부는 일상 회복에 따른 확진자 수의 증가는 예견된 것이라면서도 확산세를 완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3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모두 2667명(국내 2640명, 해외유입 27명)으로 전날과 비교해 1078명 늘었다. 하루 사이에 확진자가 1천명 넘게 증가한 것은 코로나19 유행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28일부터 일주일 동안 하루 평균 확진자는 2030.4명으로 이전 주(10월 21∼27일)에 비해 591.4명 늘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주중반은) 주말 검사량 감소 효과가 사라지는 시점임을 고려해도 확진자 규모가 계속 증가하는 추이”라며 “단계적 일상 회복 시행으로 방역수칙이 완화되고, 모임·약속 등 개인간 접촉이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당분간 확진자 증가는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확진자가 이렇게 빠르게 증가한 것은 주말 사이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구이동량이 늘어난 데다, 핼러윈(10월31일) 축제 기간이 겹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방역 당국의 분석자료를 보면, 지난달 25일부터 31일까지 휴대전화 이동량은 2억4897만건으로, 직전 주(10월18∼24일) 이동량(2억4364만건) 대비 2.2%(532만건)가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2주 전과 비교하면 이동량이 6% 늘었다. 신용카드 매출액도 6.2% 증가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667명 발생(0시 기준)하며 사흘 만에 다시 2000명대를 기록한 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서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줄 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인구 활동과 관련된 모든 지표가 상승하고 있고, 위중증 환자도 378명으로 전날(347명) 보다 31명 늘었으나, 정부는 당장 의료대응 체계에 부담을 줄 정도의 증가폭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전날 오후 5시 기준, 중환자 전담치료병상은 599병상(전체 1111병상 )이 입원 가능하고, 준중환자병상은 187병상(전체 455병상)을 동원할 수 있는 상황이다. 손 반장은 “현재까지는 코로나19 치료 병상 현황 등 의료대응 체계가 안정적인 상황을 유지하고 있으나 앞으로 추이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최근 돌파감염이 증가하고 있는 고령층과 청년층의 확산세를 차단하고, 확진자를 최대한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한 대책마련에 나섰다. 지난달 24일 기준 백신 접종완료자 가운데 돌파감염 발생률은 30대가 10만명당 123.1명으로 전연령대에서 가장 높았고, 80대(120.1명), 70대(102.9명), 60대(98.5명) 등이 뒤를 이었다. 질병관리청은 “젊은 연령의 돌파감염률은 (높은) 활동력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고, 70대 이상은 기저질환이 많은 데다 접종 후 경과 기간이 더 길어 상대적으로 돌파감염률이 더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돌파감염이 잇따르고 있는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정신병원 등의 입소자와 종사자에 대해 추가접종 일정을 4주 앞당겨 접종완료 5개월 뒤부터 받을 수 있도록 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아울러 접종 대상에 늦게 포함돼 최근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는 12살 이상 청소년도 접종을 받아달라고 요청했다. 10대 인구 10만명당 일평균 코로나19 발생률을 보면 지난달 첫째주 4.6명, 둘째주 4.0명, 셋째주 3.9명에서 넷째주 5.6명으로 증가했다.
손 반장은 “단계적 일상 회복 과정에서 감염 위험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고, 10대를 기반으로 한 환자 증가는 나타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10대에 대해서는 현재 접종을 강제하지 않고 있으나, 의학적으로 접종 이득이 감염 위험성에 비해 더 높다고 판정하고 있다”며 “확진자 발생으로 인한 격리 등 간접적인 피해까지 고려한다면 접종을 받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재호 권지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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