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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인권·복지

수도권 병상 부족 ‘풍선효과’…대전도 ‘비상계획’ 기준치 넘어

등록 2021-11-15 16:11수정 2021-11-15 16:33

수도권 위중증 환자 대전 등으로 이송 영향
정부 “방역 강화 조처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
지난 5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박애병원에서 의료진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5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박애병원에서 의료진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단계적 일상 회복 이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위중증 환자를 포함한 확진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보건의료 체계의 부담이 전국으로 확산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방역당국이 수도권 환자를 대전·충남 등지로 이송한 데 따른 것이다.

15일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가 발표한 코로나19 병상 현황(14일 오후 5시 기준)을 보면, 대전의 중증환자 병상 가동률이 76%를 기록해 전날(56%)보다 20%포인트 증가했다. 대전은 신규 확진자가 20명 안팎으로 많지 않은데, 이렇게 빠르게 위중증 환자가 늘어난 것은 수도권 환자를 대전지역 중환자 병상으로 이송했기 때문이다. 이창준 중수본 환자병상관리반장은 “가급적 경기도에서 발생한 중환자 중 (후송이) 가능한 경우는 충청권 이남으로 이송해 수도권 병상 여력을 확보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정부가 수도권에 집중된 중환자를 비수도권으로 이송해 보건의료 체계의 부담을 분산시켰음에도 수도권 병원의 부담을 경감하는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는 점이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병상 현황을 보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의 코로나19 중증환자 전담 병상 가동률은 76.4%(전체 687개 가운데 525개 사용 중)에 이른다. 전날 발표한 수도권 중증환자 전담 병상 가동률(74.2%)보다 2.2%포인트 증가해, 정부가 단계적 일상 회복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비상 계획’(서킷 브레이커) 발동 기준으로 제시한 ‘중환자 전담 병상 가동률 75%’를 넘어섰다.

정부는 아직은 보건의료 체계의 대응역량에 여유가 있는 상황이라며 전체적인 방역 강화 조처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예방접종 효과가 떨어지는 일부 고령층과 요양병원·요양시설 등 취약시설, 미접종자들을 중심으로 한 고령층 감염이 증가하면서 위중증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전체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처보다는 고령층의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취약시설에 대한 방역 조처를 (부분적으로) 강화하는 동시에 추가접종을 서두르는 쪽으로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코로나19 전담 병상이 실제로 동원 가능한 병상 수를 의미하지 않는다며 당국의 판단처럼 여유가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김윤 서울대 교수(의료관리학)는 “중환자는 최대한 발생 지역에서 가까운 곳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수도권에서 발생한 중환자를 (충남 이남) 원거리로 이송한다는 건 사망 위험을 높이는 일”이라며 “수도권 병상 가동률이 90%도 아닌데 환자를 다른 곳으로 보낸다는 건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병상 수가 완전히 동원 가능하지 않음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이날 권덕철 중앙안전재난대책본부(중대본) 1차장은 중대본 회의 모두 발언에서 “정부가 병상 확보 행정명령을 내리고 재택치료도 보완하는 등 조처에 나섰지만 위중증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누적되면서 수도권의 감염병 전담 병상과 중환자 치료 병상이 아슬아슬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의료진과 방역 요원들이 한계 상황에 처했다”며 “병상과 장비가 확보되더라도 의료 인력이 부족하고 힘들어 지친다면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코로나19 전담 병상을 추가로 확보하고 이송체계 정비에 나섰다. 중수본 관계자는 “수도권에서는 상급종합병원의 중환자 병상을 좀 더 확보하고, 충청권과 충청권 이남 지역의 병상 공유를 통해 수도권 의료대응 능력을 높여가고 있다”며 “수도권 중환자를 비수도권으로 이송하는 체계와 상급종합병원 및 거점전담병원 간 환자 전원체계, 회복기 환자의 생활치료센터 전원과 재택치료 전환 등 근본적인 이송체계를 고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호 기자 p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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