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가통계국이 중국 인구 증가율이 1950년대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발표를 한 2021년 5월11일 베이징에서 시민들이 분수를 보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기준 양육비 부담이 세계 나라별 가장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9일(현지시간) 미국 <시엔엔>(CNN) 방송에 따르면 미국의 투자은행인 제퍼리스 금융그룹(JEF)이 유와인구연구소 자료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1인당 국내총생산 중 신생아부터 18살까지 아이를 기르는 비용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나라는 한국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과 이탈리아가 그 뒤를 이었다.
평균 가처분소득 대비 양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기준으로 보면 중국이 1위다. 가처분소득은 가계의 수입 중 소비와 저축 등으로 쓸 수 있는 소득이다. 다만 절대 금액으로만 보면 중국은 부담이 가장 적은 국가군으로 분류된다. 다른 나라 대비 액수가 크지는 않지만, 소득에 비해선 양육비가 과도하게 지출되는 구조인 셈이다.
한국, 중국 등 아시아 국가의 양육비 부담이 큰 이유로는 높은 교육비와 보육비, 낮은 보육 활용 가능성 등이 꼽힌다. JEF가 든 중국 사례를 보면, 18살까지 아이를 키우는 데 7만5천달러 이상이 들고 대학까지 졸업시키려면 2만2천달러가 소요된다. 대학 비용은 미국에 비해 적지만, 미국 등 서방 국가에서는 학자금 대출을 통해 자녀가 그 부담을 지는 반면 중국은 부모가 이를 떠안아 반영된다는 게 이들 분석이다.
JEF는 중국 등 아시아 국가의 출산율이 더 낮은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도 예측했다. JEF는 “지금도 중국 부부는 양육 비용이 높기 때문에 한 명 이상의 자녀를 갖기 꺼린다. 게다가 혼인 건수도 떨어지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 문화에서 결혼을 하지 않고 자녀를 갖는 것은 서구에 비해 훨씬 드문 일”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양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방과 후 학습 접근 기회 제고, 유치원 비용 부담 감소, 어린이집 확대 등의 정책을 펼치고 있다.
박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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