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5살 이하 아이를 키우는 가정은 한 달에 평균 약 100만원의 양육비를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해 어린이집 하루 평균 이용 시간은 3년 전과 견줘 12분 줄었지만, 보육교사의 하루 평균 노동시간은 되레 36분 늘었다.
28일 보건복지부(복지부)가 발표한 ‘2021년도 보육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한 달 평균 양육비는 97만6000원으로 가구 평균소득의 19.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에 100만원 가까이를 양육비로 지출하는 셈이다. 직전 조사인 2018년 양육비(86만9000원)와 견줘 10만7000원 올랐다. 가정 내 영유아 수를 기준으로 보면, 1인 자녀는 86만3000원, 2인은 130만4000원, 3인은 185만5000원을 지출했다. 양육비는 양육을 위해 가정이 직접 지출하는 보육·(사)교육비와 의류비·식비·보험료 등을 포함한다.
다만 전체 양육비 가운데 보육·교육비는 줄었다. 지난해 유치원과 어린이집 이용 비용과 학습지 등 사교육비 비용 등 보육·교육비는 18만420원으로 2018년 23만4200원과 견줘 5만3780원 감소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이용 시 정부와 지자체에서 부모에게 지원해주는 비용이 증가해 보육·교육비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반면, ‘적게 낳더라도 잘 키우자'는 부모의 인식 변화로 부모가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식비와 의류비, 보험료, 장난감 구매 비용 등 사적비용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유행의 여파로 영유아의 어린이집 이용시간은 줄었다. 지난해 어린이집 하루 평균 이용시간은 7시간12분으로 국내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인 2018년과 견줘 12분 줄었다. 오후 4시 전에 하원 하는 비율도 55%로 2018년 46.6%보다 8.4%p 증가했다. 그럼에도 어린이집 방역업무 등으로 보육교사의 부담은 늘었다. 휴게시간을 제외한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하루 평균 노동시간은 9시간44분으로 3년 전과 견줘 36분 늘었다. 보육교사의 휴게시간은 점심 식사시간을 포함해 52분으로 3년 전보다 약 8분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병왕 복지부 보육정책관은 27일 브리핑에서 “코로나19로 (어린이집에서) 장시간 보육하는 것보단 기본 보육을 하고 조기 귀가 했을 수 있다”며 “보육교사의 노동시간은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어린이집을 위해 (정부가) 여러 지침을 내려 보냈기 때문에 더 늘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양미선 육아정책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오후 7시30분까지 제공되는) 연장보육 교사 채용이 어려웠고 어린이집을 소독하고, 확진자 발생 시 아동을 격리하는 등 업무가 많아 근무시간이 늘었다”고 밝혔다.
한편 육아휴직과 경력단절을 경험한 남녀 비율의 차이는 여전히 큰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육아휴직을 이용한 여성은 32.6%인 반면 남성은 2.1%에 그쳤다. ‘출산과 양육으로 경력단절이 있다’고 답한 비율 또한 여성은 48.8%, 남성은 0.8%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복지부가 육아정책연구소에 의뢰해 영유아를 둔 2500가구(영유아 3471명)와 어린이집 3300개소를 대상으로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진행됐다. 2004년 시작된 보육실태조사는 2012년부터 3년 주기로 진행돼 이번이 6번째다.
권지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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