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어린이집이 만 6살(5살반) 이하 영유아를 한 달간 돌보는 데 들어간 표준보육비용이 1인당 평균 76만2천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3년 전(62만8천원)과 견줘 21.3% 올랐는데, 시설비·관리운영비 항목의 인상이 두드러졌다.
보건복지부(복지부)는 30일 중앙보육정책위원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2022년 표준보육비용을 결정했다. 이날 이기일 복지부 1차관은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현재 지원하는 영유아 보육료는 표준보육비용의 92.6% 정도 수준”이라며 “2022년 보육비용을 기준으로 올해 영유아 보육 예산을 인상할 경우 3조원에서 1천억원 정도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표준보육비용은 50명 규모의 어린이집에서 만 0∼6살 영유아를 한 달 보육하기 위해 쓴 1인당 평균 비용으로, 인건비와 급간식비, 교재교구비, 시설비, 관리운영비 등 5개 항목으로 구성된다. 이번 조사는 육아정책연구소에서 2022년 4∼12월까지 어린이집 800곳과 장애아 전문어린이집 126곳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2022년 표준보육비용은 2019년 62만8천원과 견줘 21.3% 증가했다. 연령별로 보면 0살반이 116만7천원으로 비용이 가장 많이 들었고 1살반(85만6천원), 2살반(70만3천원), 3살반(56만2천원), 4·5살반(52만2천원) 등 나이가 올라갈수록 비용이 줄었다. 보육비용 가운데 급간식비는 0살반이 4만4천원, 1∼2살반 5만5천원, 3∼5살반 8만9천원 등으로 조사됐다.
항목별로 3년 전과 견줘 관리운영비가 87.1% 가장 크게 올랐고, 시설비 77.1%, 급간식비 32.2%, 인건비 11.3%, 교재교구비 79% 등이었다. 홍승령 복지부 보육사업기획과장은 <한겨레>에 “시설비엔 어린이집 수도 교체와 개보수 비용, 미끄럼틀 등 실외교재교구 등 비용이 포함되는데 건축자재 등이 상승한 영향이 있다”며 “식자재 가격 인상과 관리운영비 가운데 연료비가 100% 이상 오른 점도 보육료 인상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에선 장애아동의 표준보육비용도 처음으로 공개됐다. 2022년 장애아동의 표준보육비용은 174만원으로 비장애아동과 견줘 2배가량 높았다. 장애아동 표준보육비용은 42명 규모의 장애아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비장애아동과 같은 5가지 항목의 보육비용을 합해 계산했다. 장애아동은 만 12살 이하 미취학 아동이 조사 대상이다.
표준보육비용이 공적 심의 절차를 거쳐 결정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표준보육비용이 조사되긴 했지만 정확한 조사 주기와 심의 절차 등이 법으로 정해져 있지 않아 여러 한계가 있었다. 무상보육 대상이 0∼5살로 확대된 2013년 이후 표준보육비용은 2014년(52만1천원), 2019년(62만8천원) 등 두 번만 공개됐다. 이후 지난 2019년 표준보육비용을 3년 주기로 조사하고, 중앙보육정책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하는 등 표준보육비용 결정체계를 법에 명확히 규정하는 내용의 영유아보육법이 개정됐고, 이번 조사 결과에 처음 반영됐다. 복지부는 다음 조사인 2025년 표준보육비용 발표 전까지 인건비와 소비자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해 매년 3월 말께 보정된 표준보육비용을 발표할 계획이다.
권지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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