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 연합뉴스
정부가 보험료율이나 소득대체율 같은 제도 개선 방안이 빠진 제5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을 내놓고 공을 국회로 넘겼다. 국회는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연금특위) 활동 기한을 연장해 시민들이 참여하는 공론화 작업을 벌인다는 계획이지만, 정부가 어떤 선택지도 제시하지 못한 상태에서 내년 4월 총선 전까지 개혁안을 마련하는 건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27일 국민연금심의위원회에서 다룬 ‘제5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을 30일 국무회의 심의와 대통령 승인을 거쳐 31일까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이번 정부 안에 담지 않은 보험료율 인상 수준, 소득대체율(가입 기간 평균 소득 대비 연금액 비율) 등을 세부 조정하는 ‘모수 개혁’을 국회 연금특위 공론화 과정을 거쳐 구체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모수 개혁 방안이 담기지 않은 배경을 두고 “국회 연금특위에서 노후소득보장을 위한 구조 개혁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점을 감안했다”며 “구조 개혁 논의 결과에 따라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은 달라질 수 있어 연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제21대 국회에서 연금 개혁 논의는 여야가 합의로 구성한 연금특위에서 주로 이뤄지고 있다. 여야는 이달 31일 본회의에서 연금특위 활동 기한을 내년 5월까지 추가 연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7월 꾸려진 연금특위는 올해 4월 한 차례 활동 기간 연장을 거쳐 이달 31일 활동 종료를 앞두고 있다. 전문가들이 참여한 연금특위 산하 민간자문위원회는 국민연금·기초연금을 포함한 구조 개혁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연금특위는 활동 기한이 연장되는 대로 전문가가 아닌 시민 500여명을 대상으로 한 공론화조사위원회 구성에 들어갈 계획이다. 연금특위 야당 관계자는 한겨레에 “실무 작업을 거쳐 특위 의결을 거쳐 빠르면 12월이나 내년 1월부터 본격적인 공론화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공론화 의제를 설정하고 의견을 듣는 데 수개월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4월10일 치러지는 제22대 총선 전까지 결론이 나오긴 쉽잖을 전망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어차피 여야가 함께 발표해야 할 사안이라 총선 이후에나 본격적인 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 배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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