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탈주민에 대해 우리 국민들이 느끼는 감정적 거리감이 외국인 거주민보다도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외국인과 성 소수자 등 사회적 소수자를 직장 동료 같은 공적 영역에서는 받아들이겠다는 비율이 늘고 있지만, 이웃이나 친구 등 사적 영역에서는 아직 상당한 거리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2023년 한국의 사회동향’을 보면, 2022년 ‘사회통합실태조사’(한국행정연구원, 9~10월 전국 모든 가구 대상 19살 이상 8294명 조사)에서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포용 수준은 40.3점으로, 국내 거주 외국인(44.6점)보다 낮았다. 사회통합실태조사는 매년 실시되고 있는데, 2021년과 비교해 두 집단 간 포용 수준의 격차는 2.8%포인트에서 4.3%포인트로 더 벌어졌다. 이 포용 지표는, 각각의 사회적 소수자에 대해 느끼는 감정을 온도(0∼100°C. 0°C는 아주 차갑고 100°C는 아주 따뜻한 느낌)로 응답한 평균값을 100점 척도로 환산했다.
소수자 수용 인식 조사에서도 유사한 경향이 파악됐다. 각 부문 소수자를 “당신은 어느 정도 관계(이웃, 직장동료, 친한 친구, 배우자 및 수용하지 못함)까지 받아들일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북한이탈주민을 ‘어떠한 관계로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22.2%로, 외국인 거주자(10.0%)보다 훨씬 높다. 북한이탈주민을 이웃, 직장 동료, 친구로 받아들이겠다는 응답(77.1%) 역시 외국인(88.7%)에 크게 못 미쳤다.
특히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수용 정도는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즉 북한이탈주민·외국인·성 소수자·장애인·한부모가정 자녀 등을 직장 동료로는 받아들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지난 10년새 꾸준히 증가했지만 이웃 및 친한 친구로 두겠다는 비율은 전과 유사하거나 오히려 줄어들었다. 북한이탈주민을 직장 동료로 받아들이겠다는 응답은 2013년 20.0%에서 2022년 34.2%로 증가한 반면 이웃이나 친한 친구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은 같은 기간에 57.5%에서 42.9%로 줄었다. 한부모 가정 자녀에 대해서도 직장 동료 쪽 답변은 같은 기간에 23.0%에서 34.0%로 늘었으나, 이웃 및 친한 친구 쪽 답변은 65.2%에서 50.0%로 줄었다. 이번 사회동향 보고서에서 사회통합실태 분석을 수행한 하상응 서강대 교수(정치외교)는 “한국 사회가 다양성에 대한 인식이 전반적으로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소수자 수용 인식은 아직 높지 않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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