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운동 지주 노릇한 홍근수 목사 맏딸
미국서 18년 인권운동, 2001년 연맹 총장에
‘이민법’ 통과로 11%에 이르는 이민자 차별
미국서 18년 인권운동, 2001년 연맹 총장에
‘이민법’ 통과로 11%에 이르는 이민자 차별
[이사람] 한국 온 ‘뉴욕이민자연맹’ 홍정화 사무총장
저소득, 언어소통 불가, 낮은 교육수준, 인종차별, 피착취, 범죄자 누명….
미국내 이민자 대부분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들이다. 뉴욕 지역 150여 이민단체 연합체인 ‘뉴욕이민자연맹’ 홍정화(40) 사무총장은 올 들어 할 일이 부쩍 늘었다고 했다.
이민자들 지위가 전에 없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이 단체에서 2001년 1월부터 일하고 있는 그는 “60~70년대는 인종차별 철폐가 주요 민권 운동이었다면 21세기는 이민자 권익보호가 핵심으로 변하고 있다”고 했다.
“작년 12월12일 미 하원이 서류미비 이민자에 대해 살인자나 성폭행범 등 중범죄인처럼 취급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이민자 처우가 악화되고 있어요. 물론 상원 통과가 남았지만요. 지난 3, 4월 이민법 개정을 요구하는 시위가 미국 1백여 도시에서 벌어졌는데, 수백만명이 참여했어요. 미국 역사상 한날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진 최고 규모였습니다. 베트남 반전시위 이상이었지요.”
홍씨는 “9·11 이후 테러 및 범죄와 연계해 이민자들에 대한 차별법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며 “미국 내에 1200만명 이상이 제도 밖에서 기름처럼 둥둥 떠서 지내는 실정”이라고 했다.
미국 이민자는 2억9000만 인구 가운데 11%를 웃돈다고 한다. 그가 활동하는 뉴욕의 경우 이민자는 1/3 정도. 뉴욕이민자연맹은 이란 멕시코 아르헨티나 한국 중국 등에서 온 이민자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1987년 설립됐다.
스탭은 20명. 홍씨는 그들을 총괄 지휘하는 역할이다. “이민자 정책 제안, 성명서 발표, 집회 및 시위가 주요 활동이지요. 연방차원에서 주 또는 시 차원에서 정책제안을 내놓습니다. 올초 뉴욕시 정부로부터 9백만달러를 확보해 이민자들 영어교육과 통역 등을 대신 해주기도 합니다. 이민자들을 위한 로비도 우리의 주요 활동에 포함되구요.”
한국기독교계와 통일운동의 지주역할을 하고 있는 향린교회 홍근수 목사 맏딸인 그는 초등학교 때 미국으로 가 펜실베니아대 졸업(영문학 전공) 후 18년째 인권운동 관련 일을 하고 있다.
코리아인포메이션(1989~1992년) 아태노동연맹(1993~1994년)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1994~2000년)를 거쳐 지금은 뉴욕이민자연맹 사무총장과 뉴욕지역 한인청년단체인 ‘청년학교’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최근 뉴욕의 주류잡지 가운데 하나인 〈뉴욕매거진〉이 선정한 ‘뉴욕을 움직이는 파워인물’에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 마이클 블름버그 뉴욕시장, 루돌프 줄리아니 전 시장 등 17명과 함께 아시아인으로 유일하게 선정됐다.
지난 봄 30만명이 참여한 뉴욕 이민자 시위에서 수십개의 다양한 민족과 단체를 하나로 결집시키는데 그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고 평가받은 결과라고 한다.
글 이상기 기자 amigo@hani.co.kr
사진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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