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 슈나이스(79) 목사
독일의 한국인권운동가 파울 슈나이스 목사
‘강정마을 사태’ 1970년대 보는 듯
중요한 건 폭력 아닌 대화로 풀기
민주주의·통일 ‘영원히’ 노력해야
‘강정마을 사태’ 1970년대 보는 듯
중요한 건 폭력 아닌 대화로 풀기
민주주의·통일 ‘영원히’ 노력해야
“한국 사람들이 민주주의가 왔다고 너무 일찍 확신했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영원히 완성되지 않는다. 또 수십년 독재 시절의 일들이 10년만에 사라지지도 않는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기를 거친 한국의 민주주의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뒤 후퇴한 이유에 대해 독일의 한국 전문가 가운데 한 사람인 파울 슈나이스(79) 목사는 이렇게 분석했다. 그는 “현재 한국은 전태일과 구로의 여성 노동자들이 고통받은 1970년대 박정희 시대와 비슷하다”며 “강정마을과 쌍용자동차, 한진중공업, 용산재개발 사건을 보면 그렇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 민주주의에서 ‘반동기’가 온 이유로 언론과 지역 문제를 들었다. “좋은 시절(김대중·노무현 시대)에도 <한겨레>와 같은 민주적 언론은 소수였고, 그렇지 않은 신문들이 여론을 주도했다.” 또 지역 문제도 그가 보기에는 민주주의를 가로막는 고질이었다. ‘감정’이 정치를 지배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지금 보듯 지역주의는 달라지고 있다”고 희망을 걸었다.
슈나이스 목사는 1975~1984년 일본에서 독일의 ‘동아시아 선교회’ 선교사로 활동하면서 일본과 한국 사회의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져왔다. 특히 1980년 5월에는 서울에 있던 부인 기요코로부터 한국 군부의 움직임을 전해듣고 당시 도쿄에 있던 독일 ARD방송의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에게 이 사실을 제보했다. 힌츠페터 기자는 직접 광주로 가서 민중 항쟁과 학살을 취재해 전 세계에 보도했다. 슈나이스 목사는 이 공로로 2011년 5월 ‘5회 오월 어머니상’과 ‘5·18 재단 인권상’을 받았다.
그는 이번에 제주 강정마을을 가보려고 한국을 방문했다. 지금 울타리로 둘러싸인 이 아름다운 마을이 왜 군사기지로 바뀌는지, 왜 사람들이 이 마을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지 묻고 싶었다고 한다. 지난 2~6일 ‘비밀리에’ 강정마을을 방문한 그는 “나는 제주에 해군기지가 필요한지 어떤지 모른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거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폭력이 아니라 대화로 문제를 푸는 일”이라고 말했다.
슈나이스 목사는 대화의 중요성과 관련해 독일 통일을 인용했다. 통일 당시 서독 정부가 한 일은 별로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서독 정부는 그때까지 수십년 동안 동독 사람들과 대화해 왔다. 그것이 독일 통일의 근본적인 힘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민주주의이고 통일이고 시간이 걸리는 일이니 ‘영원히’ 노력해야 한다”며 “남한 사람들이 북한 사람들을 진심으로 돕고 대화하면 북한 사람들도 남한을 믿고 좋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6~9일 광주의 옛 친구들을 방문했으며, 17일까지 서울에 머문 뒤 중국을 거쳐 독일로 돌아간다.
글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사진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박종우 이대론 병역면제 못받아…누리꾼 “정부가 해결해라”
■ 무중력 섹스, 똥누기 훈련까지… 우주인의 사생활
■ 손연재, 아쉽지만 잘했다…리듬체조 결선 최종 5위
■ 잠실벌 뜨겁게 달군 “오빤 강남 스타일~”
■ 일본은 ‘천황 폐하 만세’를 다시 부르길 원하나
■ “입대 4분만에 제대”…김기희 패러디 봇물
■ [화보] 올림픽축구, 동메달 따던 순간
■ 박종우 이대론 병역면제 못받아…누리꾼 “정부가 해결해라”
■ 무중력 섹스, 똥누기 훈련까지… 우주인의 사생활
■ 손연재, 아쉽지만 잘했다…리듬체조 결선 최종 5위
■ 잠실벌 뜨겁게 달군 “오빤 강남 스타일~”
■ 일본은 ‘천황 폐하 만세’를 다시 부르길 원하나
■ “입대 4분만에 제대”…김기희 패러디 봇물
■ [화보] 올림픽축구, 동메달 따던 순간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