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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인권·복지

은둔자형? 일중심형?…은퇴 뒤 당신의 여가생활은 어떤 유형?

등록 2016-08-18 17:04수정 2016-08-18 21:36

<보건사회연구> 최신호 보고서
사회역할, 경제력, 가족관계 등 따라
여가인식 8가지 유형으로 구분돼
‘사람들에게 내놓을 명함이 없이는 모임에 나가고 싶지 않다.’(은둔자형) ‘게이트볼 같은 노인적합형 운동은 시시해서 못하겠다.’(여가소비형)

은퇴 전후에 있는 50~60대 남성들의 여가활동에 대한 태도는 퇴직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사회역할탐색형이나 은둔자형, 일중심형, 여가소비형 등 8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18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건사회연구> 최신호에 실린 ‘은퇴전환기 남성 중고령자의 여가인식 유형화 연구’보고서(김현정 정화예술대 교수, 강은나·배혜원 보사연 연구위원)는 은퇴 전후에 있는 남성들의 여가인식 유형을 사회역할, 경제력, 가족관계, 단체소속감 등 네가지 기준에 따라 각각 두가지씩 총 8가지 유형으로 분석했다. 이번 분석은 생애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하거나 퇴직 직전에 있는 50~60대 남성 중고령자에 대한 표본선정과 40명에 대한 면접조사 등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우선 사회역할에 대한 인식에 따라 ‘사회역할탐색형’과 ‘은둔자형’으로 나뉜다. 전자는 퇴직 뒤 늘어난 여가시간을 자원봉사 등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활동으로 채우려고 하는 유형, 후자는 퇴직 뒤 여러 사람 앞에 자신이 드러나는 것을 꺼려하고 혼자 할 수 있는 활동을 선호하는 유형이다. 특히 은둔자형은 여가를 ‘사치’라 여기며 살아왔으며, 남아도는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를 생각하는 것을 골치아파한다.

경제력에 따라서는 ‘일중심형’과 ‘여가소비형’으로 갈린다. 일중심형은 할수만 있다면 최대한 오랫동안 현재 하는 일을 계속하면서, 동시에 그 일을 여가로 여기려고 한다. 이들의 이상적 여가활동은 평일동안 일을 하다가 주말에 잠깐씩만 하는 것이다. 그 기저에는 은퇴 뒤 생활고에 대한 우려 때문에, 여가를 위해 돈을 쓰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다. 반면에 여가소비형은 여가생활을 통해 퇴직에 따른 상실감을 극복하고자 하는 유형으로, 다양한 취미를 가지고 있다. 이들은 운동을 하더라도 게이트볼 같은 노인용 운동보다는 다소 과격하거나 게임으로 스릴을 즐길 수 있는 종목에 관심이 높다.

가족관계에 따라서는 ‘부부활동형’과 ‘개인여가형’으로 구분된다. 부부활동형은 남편이 하릴없이 집에서 시간을 길게 보내면 아내와 관계가 악화될 소지가 있다고 보고 아내와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을 적극 찾아나서는 모습을, 개인여가형은 그동안 가족을 위한 삶을 살아왔고 자신의 욕구를 억압하며 살아왔기 때문에 어디에도 구애받지 않으려는 특성을 보인다.

소속감과 관련해서는 단체나 모임에 소속돼 정기적으로 참여하려는 ‘단체활동형’과 무료함을 견디려고 단체활동을 해보려해도 만족감을 못느끼는 ‘단체부적응형’으로 나뉜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자료: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은퇴전환기 남성 중고령자의 여가인식 유형화 연구’보고서
자료: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은퇴전환기 남성 중고령자의 여가인식 유형화 연구’보고서
연구진은 “우리나라 성인의 노후준비수준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노후의 여가생활에 대한 준비수준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획일화된 여가지원 계획보다는 다채로운 여가활동이 가능하도록 은퇴준비 교육이나 프로그램, 지역사회 기여 기회, 부부·가족단위 참여 프로그램 개발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앞서 연구진이 지난해 50~69살 중고령자 25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휴식이나 텔레비전 시청을 제외한 여가활동을 전혀 하지 않는 중고령자가 전체의 11.9%에 달했다. 또 여가활동은 걷기·산책, 등산 등 운동(67.9%)이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중고령자의 19.9%는 여가활동을 혼자서만 하고 있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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