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살 경력단절 주부 ㄱ씨도 국민연금 탈 수 있을까?

11월말부터 국민연금 제도 개선
추후 납부로 노령연금 수령 가능
최저 보험료 8만원->4만원대로
추납 분할횟수도 60회로 늘려

한겨레 자료사진.

경력단절 전업주부 ㄱ씨(58)는 1988년~1989년 직장생활을 하면서 2년간 국민연금 보험료를 납부하다가 결혼과 동시에 퇴직했다. ㄱ씨는 노후에 국민연금을 탈 수 있을까? 그동안은 최소 가입기간 10년을 채우지 못해 탈 수 없었지만, 앞으로는 연금을 탈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보건복지부는 경력단절 전업주부에 대한 국민연금 문턱을 대폭 낮춰주는 내용을 포함한 국민연금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3일 입법예고한다고 1일 밝혔다. 앞서 지난 5월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에 대한 후속 조처다. 이번에 개정되는 내용들은 모두 11월30일부터 시행된다.

우선 ㄱ씨와 같은 경력단절 여성들도 과거 내지 못한 보험료를 나중에 한꺼번에 내는 ‘추후 납부’(추납) 제도를 통해, 가입기간을 늘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국민연금은 최소한 10년치 보험료를 내야 노령연금을 탈 수 있다. 현재는 소득이 없는 배우자는 ‘국민연금 적용제외자’로 분류되기 때문에 추납으로 가입기간을 늘릴 수 없다.

ㄱ씨의 경우를 예로들면, 지금까지는 60살까지 임의가입을 2년 하더라도, 납부이력이 총 4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61살에 노령연금을 탈 수 없다. 하지만 앞으로는 과거에 못낸 보험료를 추납으로 내면 10년을 채울 수 있기 때문에 61살에 연금을 탈 수 있게 된다. ㄱ씨와 같은 경력단절 여성 등 무소득 배우자는 438만명(올해 3월말 기준)에 이른다. 다만 과거에 한달치라도 보험료를 낸 적이 있어야 하며, 1999년 4월 이후 보험료를 내지 못한 기간에 대해서만 추납할 수 있다.

추납을 하기 위해서는 일단 국민연금에 임의가입을 해야 한다. 임의가입은 전업주부 등 국민연금 의무적용 대상이 아닌 이들이 국민연금에 들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11월말부터는 저소득층의 가입 문턱을 낮추기 위해, 임의가입자의 최저 보험료가 현재 월 8만9100원에서 4만7340원으로 낮아진다. 보험료 산정을 위한 기준소득액을 월 99만원에서 52만6천원으로 내려주기로 했기 때문에 최저 보험료도 내려간 것이다. 국민연금에 가입하고 싶어도 보험료 부담으로 들지 못한 저소득층을 배려한 조처다.

추납 보험료를 한꺼번에 내면 목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분할 납부가 가능한데, 이 횟수도 현재 24회에서 60회로 늘려주기로 했다. 만일 추납하려는 기간이 5년인 경우, 매달 한달치의 보험료만 추가로 내면 되는 식이다.

아울러 추납 보험료는 최대 월 18만9천원까지만 낼 수 있다. 고소득층이 기준소득을 높게 신청해서 일시에 납부를 하고 나중에 연금을 과도하게 높은 수준으로 받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처다.

황보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