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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인권·복지

경제력, ‘좋은 부모 요건·걸림돌’ 모두 1순위

등록 2017-04-04 11:01수정 2017-04-04 11:35

‘한국인 부모됨 인식과 자녀 양육관 연구’ 결과
연구자들 “한국 부모, 부모로서 자아존중감 낮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요건으로 ‘경제력’을 최우선이라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조건으로 가장 많은 이들이 경제력을 꼽았고, 좋은 부모가 되는 데 걸림돌이 되는 요소로도 경제력을 먼저 꼽았다.

국무총리실 산하 육아정책연구소가 4일 펴낸 ‘한국인의 부모됨 인식과 자녀양육관 연구’ 보고서(연구자 문무경·조숙인·김정미)를 보면, 지난해 전국 20~50대 성인남녀 1013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가장 많은 21.8%가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덕목’으로 경제력을 꼽았다. 다음으로 자녀와의 소통(18.8%), 인내심(18.7%), 바른 인성(11.5%), 자녀에 대한 관심과 사랑(8.1%) 등이 뒤를 이었다.

질문을 바꿔 ‘바람직한 부모가 되는데 가장 걸림돌이 되는 요소’를 물었더니 역시 가장 많은 33.1%가 경제적 어려움을 꼽았다. 이어 세대 차이(16.5%), 권위적 태도(15.5%), 직장생활 등으로 자녀와 함께하는 시간의 부족(10.2%), 주변의 간섭(9.7%), 인내력 부족(7.0%) 순으로 답했다. 경제적 어려움을 ‘걸림돌’로 꼽은 이들 중엔 중고교생 자녀의 사교육비 부담에 시달리는 40~50대나 대도시 거주자들이 많았다.

또 응답자 절반(49.4%)이 자신의 부모 구실에 대해 ‘충분하지는 않지만, 모자라지도 않다’고 답했으며, 26.7%는 ‘충분하다’, 23.9%는 ‘부족하다’고 답했다. 자신의 부모 구실이 충분치 않다고 답한 이들에게 따로 ‘가장 부족한 점이 뭐라 생각하느냐’고 묻자 이들 중 46.1%가 역시 ‘경제적 지원’이라 답했다. 이어 정서적 지지(18.6%), 학업지도(12.6%), 양육지식(11.4%), 생활태도와 습관 지도(9.6%) 등을 꼽았다.

연구자들은 이와 관련 “한국 부모는 부모로서 자아존중감이 낮다”면서 “경제력 이외에도 부모가 자녀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제공할 수 있는 것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인식은 낮고 경제력은 지나치게 부각되어 있다”고 결론지었다. 아울러 “영국의 유명한 종단연구(시계열분석)인 ‘유치원 및 초등학교 교육의 효과적 공급’(실비아 2007)을 보면, 아동의 발달과 학습은 부모가 누구인가보다 부모가 자녀와 무엇을 하느냐에 더 영향을 받는다”면서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보다 가정에서 자녀에게 책 읽어주기, 함께 시간 보내기 등 자녀와의 활동, 부모 참여가 더 결정적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조사 대상엔 미혼자 259명, 자녀 없는 기혼자 57명이 포함됐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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