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인권·복지

“기초연금 줬다 뺏지 말라” 빈곤노인들 ‘도끼상소’

등록 2017-07-13 18:09수정 2017-07-13 21:24

기초생활수급비 받는 노인 40만명
받은 기초연금액 만큼 토해내야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와 노년유니온, 노후희망유니온 등 ‘빈곤노인 기초연금 보장을 위한 연대’ 소속 단체 회원들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줬다 뺏는 기초연금’ 해결하라”며 ‘도끼상소’ 행위극을 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와 노년유니온, 노후희망유니온 등 ‘빈곤노인 기초연금 보장을 위한 연대’ 소속 단체 회원들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줬다 뺏는 기초연금’ 해결하라”며 ‘도끼상소’ 행위극을 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줬다 뺏어갑니다. 대통령이 기초연금 30만원으로 올린다는데, 우리 가난한 이들에게도 줬다 뺏지 말고, 좀 주십쇼!”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 기초생활 수급자이면서 기초연금 대상자이기도 한 김호태(84)씨는 “가난한 노인들의 박탈감이 너무 크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새 정부 출범 뒤 ‘국민 신문고’가 된 이곳 한켠에서, 김씨를 비롯한 한 무리의 노인들이 낡은 개량한복을 입고 바닥에 엎드렸다. 머리맡엔 모형 도끼와 대통령에게 보낼 상소가 놓였다. ‘도끼 상소’는 기초생활 수급 노인들과 노년유니온,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등 21개 시민사회복지단체로 구성된 ‘빈곤노인기초연금연대’(기초연금연대)가 진행한 행위극이다. ‘상소를 받지 않겠다면 차라리 도끼로 죽여달라’는 뜻으로, 고려 충선왕 때 우탁, 조선 말 최익현 등이 벌인 바 있다.

연사로 나선 이명묵 ‘세상을 바꾸는 사회복지사’ 대표는 “기초생활 수급자인 노인들이 생계비 49만원으로 사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운 여름에 에어컨은커녕 시원한 과일도 못 먹는다. 이들을 제외하고 기초연금을 시행하는 건 본말이 전도된 정책”이라고 말했다. 중위소득의 30% 이하 저소득층은 기초생활 수급자가 돼 매월 생계급여(1인 49만5879원)를 받는다. 국내에 기초생활 수급자이면서 65살 이상으로서 기초연금을 받는 노인은 40만여명이다. 이들은 매달 25일 다른 노인들과 함께 기초연금(20만6050원)을 받은 뒤 그 다음달 20일 생계급여를 받을 때 그만큼을 토해낸다. 기초연금은 소득 하위 70%의 모든 노인들에게 지급되고 있지만, 기초생활 수급자인 노인들은 혜택에서 사실상 제외돼 있는 것이다. 2008년 기초연금 도입 때부터 이런 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기초연금연대는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들 중 노인빈곤율이 압도적인 1위(2016년 기준 47.7%)임에도 정작 빈곤노인에겐 기초연금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 오히려 기초연금이 노인 계층간 형평성을 깨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입틀막’ 경호처, 윤 골프 취재하던 기자 폰 강제로 뺏어…경찰 입건도 1.

‘입틀막’ 경호처, 윤 골프 취재하던 기자 폰 강제로 뺏어…경찰 입건도

이재명 산 넘어 산…‘의원직 상실형’ 이어 재판 3개 더 남았다 2.

이재명 산 넘어 산…‘의원직 상실형’ 이어 재판 3개 더 남았다

이재명 ‘선거법 판결’, 내년 중 확정될 수도…대법 ‘기한 준수’ 강조 3.

이재명 ‘선거법 판결’, 내년 중 확정될 수도…대법 ‘기한 준수’ 강조

한국 부유해도 한국 노인은 가난…78%가 생계비 때문에 노동 4.

한국 부유해도 한국 노인은 가난…78%가 생계비 때문에 노동

[단독] 용산-김영선 엇갈리는 주장…김 “윤·이준석에 명태균 내가 소개” 5.

[단독] 용산-김영선 엇갈리는 주장…김 “윤·이준석에 명태균 내가 소개”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