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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인권·복지

인권위, 법무부 교정시설 도서반입 제한 중단 권고

등록 2020-11-04 20:27수정 2020-11-04 20:44

영치금으로만 도서 구입은 “수용자들 알 권리 침해”
국가인권위 전경. <한겨레> 자료 사진
국가인권위 전경. <한겨레> 자료 사진

교정기관 내 수용자가 영치금으로만 도서를 구입할 수 있도록 제한한 법무부 지침이 인권 침해 소지가 있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판단이 나왔다.

4일 천주교인권위원회는 인권위가 법무부의 ‘수용자 우송·차입 도서 합리화 방안’에 대해 시행 중지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해당 지침은 교정기관 내 수용자가 법률 도서와 외국어 도서, 시각장애인 도서, 수험서 등을 제외한 도서를 우송(우편으로 배송받는 것)·차입(외부에서 민원실 등을 통해 넣어주는 것) 등 다른 방식을 통해 받는 것을 금지한 것으로 법무부가 지난해 11월부터 시행한 바 있다.

지난해 노동사회과학연구소가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김아무개씨 등 3명에게 보낸 '정세와 노동', '노동사회과학' 등이 전달되지 않고 반송되자 재소자 김씨 등은 지난 3월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법무부는 금지 물품이 도서를 가장해 반입될 수 있다며 반입 제한이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법무부의 지침이 “수용자의 권리를 필요 이상으로 제한한 조치이므로 헌법 제 21조에서 보장하는 수용자들의 알 권리를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또 “수용자의 자유롭고 폭넓은 도서 열람은 수용 목적인 교정·교화에 도움을 줘 그 자체로 교정기관의 안전과 질서유지에 기여하는 바가 크고, 본질적으로 공익에 해가 되는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며 “원칙적으로 이를 최대한 보장해주는 것이 형집행법의 입법 목적에도 부합한다”고 지적했다.

천주교인권위원회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 등은 “법무부는 즉시 인권위 권고를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법무부 도서 반입 제한 지침과 관련해 행정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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