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5축 가공기를 활용한 수업에서 다양한 형상을 가공한 뒤 들고 있다. 한국폴리텍대학 인천캠퍼스 제공
“특성화고 졸업 뒤 바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적절한 직무를 찾지 못하고 방황했어요. 생산 업무가 아닌 개발·설계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싶은 목표가 생겨서 군 복무를 마친 뒤 대학에 들어갔습니다. 지금은 기아자동차 프레스금형기술부에서 일하며 탄탄한 미래를 준비하고 있어요.”
한국폴리텍대학교 인천캠퍼스 스마트금형과를 졸업한 임혁(29)씨의 말이다. 남들보다 조금은 늦은 나이에 다시 대학 문을 두드렸지만 지도교수의 권고로 학교 행사에도 적극 참여했다. 졸업하면서는 자격증 6개를 손에 쥐었다. 학생 대표로 활동하며 각종 대회에서 상도 받았다.
임씨는 “늦었다고 생각했지만 교수님들의 동기 부여가 큰 힘이 됐다”며 “입학 뒤 1학년 때 산업기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다. 학교 차원에서 진행하는 방과 후 특강 등 다양한 커리큘럼을 통해 시간 낭비하지 않고 계속 성장하는 대학 생활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한국폴리텍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국책기술대학이거든요. 이 대학 이 학과를 통해 ‘전문 기술인’이 됐다는 자부심이 큽니다.”
금형이란 제품을 찍어내는 형틀을 말하는데, 쉽게 말해 눈에 보이는 플라스틱 또는 판재로 된 제품은 모두 금형으로 생산된 것이다. 금형을 사용하는 대표적인 산업군으로는 자동차, 반도체, 가전제품 등이 있다.
이 대학 이 학과에 입학하면 사출 및 프레스 금형 관련 기술에 대한 기초 이론부터 현업에서 다루는 테크닉까지 모두 배울 수 있다. 사출 금형, 프레스 금형, 금형 설계 실습, 3D 모델링, 부품 가공 실습, 로봇기구공학 등을 두루 학습하게 된다. ‘스마트 시스템 활용 기술 실습’에서는 기초 코딩 및 공정 모니터링을 위한 센서 데이터 획득과 관련한 기술을 배운다.
성시명 학과장은 “최근 금형 제작 때 공정 시간 및 금형 수정 기간 단축을 위한 성형 해석 기술의 도입이 대기업 위주에서 중소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이론과 실습을 수행하고, 사출 및 프레스 공정에 대한 성형 해석 등을 배우며 ‘전문인’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에게 다양한 취업 기회를 제공하고 보장하지요. 학교뿐 아니라 한국금형공업협동조합에서 지원하는 장학제도도 탄탄합니다.”
학생들이 수업에서 다양한 센서를 활용해 금형에 대한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 한국폴리텍대학 인천캠퍼스 제공
스마트금형과 졸업 뒤에는 관련 직무가 있는 기업체로 취업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스마트 공장이 많아지면서 앞으로 회사 안에서 이를 관리하고 유지하기 위한 기술 직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본다.
이 대학 이상호 학장은 “‘기술 한국’의 자부심은 뿌리산업에서부터 나온다. 모든 산업의 근간인 금형 기술의 중요성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어떤 제품을 만들 때 기계 가공에 의한 형틀을 먼저 설계·제작해 시제품을 만드는데 이때 기본이 되는 게 금형”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4차 산업혁명 등 모두 중요한 말이지요. 다만 제조 혁신의 기본 기술인 금형과 주조, 소재 등이 주목받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풍토가 걱정되기도 합니다. 금형은 모든 제조업 공정의 핵심 뼈대입니다.”
김지윤 기자
kimjy13@hani.co.kr